초기 프래시 매니저의 영향력과 기여
이번 주 돈슐랭은 팔도비빔면이 어떻게 여름 라면 시장을 개척했는가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팔도비빔면은 그 자체로 전설이죠. 원래 여름은 라면업계의 비수기에 해당했습니다. 우리나라의 지독한 혹서를 생각하면 뜨거운 국물을 들이키는 것 조차 부담스럽죠. 그런데 그 여름에 가장 잘 팔리는게 팔도비빔면입니다. 팔도비빔면의 대성공 이후 여름 라면들이 뒤이어 등장했으니까요.
판매량이 증명합니다. 첫 등장한 1984년의 판매량이 880만개였는데 여름 한정판매임에도 불구하고 신라면의 첫 해 판매량(1500만개)의 55%나 된다는거 자체가 정말 어마어마했던거죠.
팔도비빔면은 지금이야 익숙하지만 그 이전까지의 라면과 비교하면 매우 이질적인 상품이라 팔리기 쉽지가 않습니다. 사람들은 익숙한 것을 선호하고 이질적인 것을 거부하는 성향이 있으니까요. 게다가 당시 팔도는 삼양, 농심과 달리 이름 없는 신생 브랜드였고요.
광고 자체도 효과적이었지만 한국 야쿠르트의 판매조직인 프래시 매니저, 일명 '야쿠르트 아줌마'들의 역할이 매우 컸다고 평가해야 합니다. 매장에서 유통망을 통해 판매하는게 아니라 야쿠르트 영업을 통해 쌓은 1:1 대면 세일즈를 했기 때문에 그 판매기록이 가능했다는거죠.
모든 상품들이 그렇지만 팔도비빔면을 보면 시장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던지는 상품들이 1위를 차지한다는 걸 잘 보여줍니다. 팔도비빔면은 비빔면+액상스프 조합으로 국물라면이 낼 수 없는 맛의 다양함을 만들어냈죠. 너구리가 건더기 스프라는 개념을 처음으로 등장시키고 신라면이 화끈하게 매운 국물이란 개념을 등장시킨 것과 같은거죠.
팔도비빔면이 아니더라도 맛있는 비빔면은 존재합니다. 하지만 그 패러다임을 팔도비빔면이 만들었고 팔도비빔면이 기준점이 되기에 다른 경쟁사의 상품은 맛이 있더라도 유사상품이 될 수밖에 없는거죠. 이걸 뒤집으려면 기존의 틀을 깨고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해야 하는겁니다. 그 전까지 팔도비빔면의 위상은 굳건하겠죠.
자세한 내용은 링크의 영상을 확인해주세요.
https://youtu.be/HokDr-w7n-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