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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호주브랜든 May 12. 2017

시켜주지 않으면 당신이 사장해라

취업 걱정없이 사는 법

호주  Maroubra Beach에서 해질 무렵 산책 하면서


 


취업이 너무 힘든 세상에 살고 있다. 예전에는 좋은 대학 졸업장만 있어도 교수 추천으로 골라서 들어갈 수 있는 회사가 널려 있었다. 신명나게 놀고먹는 대학생활이 끝나고도 취업마저 쉽게 들어가는 시대가 있었다. 하지만 이젠 대학을 입학 하자마자 졸업 후를 생각해야 하는 살벌하고 삭막한 시대에 살고 있다. 심지어 가장 안정된 삶(?)을 갖기 위해 똥시, 공시충, 공시낭인 이라는 경멸적 이름으로 불리기도 하는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공시생의 길로 처음부터 안착하는 청춘이 늘어나고 있다. 2016년 국가공무원 9급 필기시험에는 사상 최대 인원인 22만 명이 몰렸다. 20대 청년층이  가장 많지만 40세 이상도 1만 명을 훌쩍 넘겼다. ‘안정’을 향한 청춘의 목표는 ‘도전’의 상징이 뭉개지는 최악의 사회를 반영해 보인다. ‘헬 조선’에서 살아남을 방법은 과연 무엇일까?

     

먼저 ‘도전’에 대한 명언을 살펴보고자 한다.

     

It is in the moment of decisions that your destiny is shaped. - Antony Robins

당신의 운명이 결정되는 것은 결심하는 그 순간이다. - 앤서니 로빈스(미국 심리학자)

Life is either a darling adventure or nothing! - Helen Keller

인생은 과감한 모험이던가, 아니면 아무것도 아니다. -헬렌 켈러

You create your opportunities by asking for them – Patty Hansen

기회는 스스로 찾는 자에게 찾아 온다. - 패티 한센 (미국의 저술가)

I believe that one of life’s greatest risks is never daring to risk – Oprah Winfrey

조금도 위험을 감수하지 않는 것이 인생에서 가장 위험한 일일 것이라 믿어요.

-오프라 윈프리

     

한국에서 대학을 1년 다니고 군대에 갔다. 열심히 군 생활을 마치고 끝나자마자 호주에 16주 어학연수를 한다고 1994년 9월에 호주 시드니에 갔다. 랭귀지 스쿨을 마치고 오후쯤 집에 돌아오면 정신이 나간 듯 낮잠에 빠졌다. 잘 들리지도 않는 영어에 하루 종일 집중하느라 피곤해지기도 했고  남극 오존층파괴의 영향으로 산소가 한국에 비해 부족하다고 해서 ‘산소부족 현상’으로 인해 잠이 많이 온다고 했다. 눈을 떠보면 어둑어둑 해지는 초저녁이 다 되어있고 집 밖으로 나가면 개미새끼 한 마리 볼 수 없을 만큼 정적이 흐른다. 주택은 폐쇄형 구조여서 불빛이 보이지 않고 아무도 살지 않는 무인도에 홀로 사는 듯 한 착각을 할 만큼 고요한 정적 속에 칠흑 같은 어둠이 대지를 덮는다. 익숙하지 않는 환경에서 ‘홀로서기’를 시작할 때 비로소 자신의 의지가 분출된다. ‘여기서 내가 숨어 버린다면 아무도 나를 찾을 수 없겠구나! 란 자각이 들면서 호주에서의 새로운 삶이 시작되었다.

     

잠시 잠깐 16주 어학연수로 갔었던 호주에서 5년이란 시간이 지나 대학교를 졸업하게 되었지만 영주권도 없고 영어마저 버벅거리는 유학생 신분의 나에게 기회를 주는 회사는 없었다. 수없이 많은 회사에 지원서를 내다가 나는 결국 결심했다. ‘아무도 시켜주지 않으면 내가 사장이 되어 야겠다’고.

     

돈도 없고 빽도 없고 나를 직원으로 받아 주겠다는 회사도 없는 상황에서 나를 고용 할 회사를 직접 만들어야겠다고 결심을 했다. 대학 졸업장으로 영주권을 신청해놓고 내가 가장 쉽게 만들 수 있는 회사가 무엇일까 고민을 했다. 인간은 늘 자신의 환경과 경험에서 해결의 실마리를 풀어간다고 한다. 나름 졸업 준비를 하면서 졸업 1년 전에 ‘무급인턴쉽’이라도 해보겠다고 호주 여러 회사와 한국 지사, 상사에 연락을 다 취해봤지만 어느 회사에서도 공짜로도 나를 사용하지 않겠다는 사실을 확인하면서 졸업 후 에도 취업전선이 만만치 않겠다는 생각은 했었다. 졸업 6개월 전, 여름방학에 한인 교민잡지를 보다가 호주에 있는 ‘킴스클럽 Kim’s club’에서 직원 공고를 보았다. 호주를 오기 전 90년대 최고의 주가를 올리던 킴스클럽이 호주에 있다는 사실에 고무가 되어 지원서를 냈다. 지사장님이 직접 면접을 보셨는데 왜 킴스클럽에 지원을 했는지 물으셨다. “저는 킴스클럽 같은 직수입 유통업체를 통해 무역을 배우고 싶습니다.” 결국 나는 바로 직원으로 채용이 되었고 KOTRA (수출무역 진흥공사) 부장 출신의 지사장님으로부터 무역 개인과외를 약속받고 일하게 되었다. 하지만 입사한지 2주일 만에 호주의 킴스클럽이 한국 킴스클럽과 전혀 관계없는 회사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지사장은 3번의 개인 과외를 해 주시고 다른 회사로 스카웃되어 가 버렸다. 결국 대형 슈퍼마켓 종업원으로 취업이 되어 열심히 신라면 박스를 뜯어 상품을 진열하는 반코팅 장갑 끼고 호주머니엔 도루코 칼을 가지고 다니는 슈퍼집 알바 생이 되었다.

     

6개월의 ‘슈퍼집 알바’경험을 통해 사업 아이템을 발견했다. 백날 신라면 1박스 파는 것 보다 한국 음반 1장 파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라 생각이 들었다. 그 와중에도 취업을 해 보려고 부단히 노력을 했지만 아무도 ‘안 시켜주는 취업’인지라 한인 밀집 지역에 ‘한국 베스트 음반CD’를 판매하는 Shop in Shop개념의 코너샵을 추진하는 회사를 만들어 ‘내가 사장하기’로 결정했다. 그 ‘결정’으로 인해 지난 17년간 나는 수많은 비즈니스를 운영할 기회를 잡았다. 도전하지 않았다면 패배자로 남았을지 모르지만 주어진 환경에서 최선이 아닌 차선의 선택을 통해 절대 후회하지 않을 ‘사장의 길’을 걷게 되었다. 취업이 절대적으로 힘든 시대에 살고 있다. 너무 걱정하며 미리 ‘안전한 길’을 갈려고 생각했다면 차라리 ‘도전의 길’을 걸어보라고 이야기 하고 싶다.

     

“뭐 어때~ 안 시켜주면 사장 하지 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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