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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브리 Oct 29. 2021

공연 추천: 뮤지컬 '하데스타운'

생생하고 활기차게 되살아난, 가장 로맨틱한 신화

* 뉴스레터 '문화소비리포트' 시즌 2에 기고되었던 글입니다. (21.04.17 발송)


Wait for me, I'm coming.



* 아래 노래를 들으면서 읽어주세요:)

https://youtu.be/nJIc3RtJK7U





사랑에 빠져 평생을 약속한 두 남녀가 있습니다. 그러나 신혼의 행복이 채 가시기도 전에 여자는 목숨을 잃고, 남자는 그를 그리워한 나머지 저승으로 따라가 저승의 신 앞에서 자신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음악 연주를 선보입니다. 남자의 연주에 감동한 저승의 신은 여자를 되돌려주지만, 남자가 이승에 도착할 때까지 자신의 뒤를 따라오는 여자를 돌아보지 말아야 한다는 조건이 붙습니다. 그리고 보통 조건이 달린다는 것은... 주인공이 조건을 어기게 될 것임을 의미하죠. 그런데 이거, 어디서 들어본 이야기 같지 않으신가요? 맞습니다. 바로 그리스 로마 신화에 등장하는 오르페우스와 에우리디케의 이야기입니다.


  슬픈 이야기는 2019, 뉴욕 브로드웨이의 무대에서 '하데스타운'이라는 뮤지컬로 되살아납니다! 브로드웨이의 월터  씨어터(Walter Kerr Theatre)에서 2019 3 22일부터 프리뷰 기간을 거쳐, 4 19일에 개막한 '하데스타운'   토니 어워즈 8관왕과 드라마 데스크 어워즈 4관왕을 휩쓸며  화제가 되었습니다. 당시 뉴욕에서 유학 중이던  역시  작품의 수상 내역을 보고 호기심이 생겨 티켓을 구매했던 기억이 나네요.


브로드웨이에서 직접 관람했던 하데스타운!


뮤지컬 '하데스타운' 기존의 신화를 현대적으로,  현실적으로 변주한 작품입니다.   가장 두드러지는 변화는 에우리디케가 죽음이 아닌 자발적 선택을 통해 지하 세계,  '하데스타운'으로 향하게 된다는 점입니다. 에우리디케에게 생존을 향한 본능이 강한, 독립적인 인물이라는 설정을 새롭게 입혔기 때문이에요. 신화에선 단순히 사후의 공간이었던 지하 세계는, 그곳의  하데스가 다스리는 '노동 지옥' '하데스타운'으로 묘사됩니다. 그러나 지상에는 '하데스타운' 평생 먹을 것과 따뜻한 안식처를 제공해준다는 소문이 돌죠. 그랬기에, 하데스의 아내 페르세포네가 지하로 내려가고 나면 찾아오는 지상의 혹독한 계절을 견디다 못한 에우리디케는 스스로 '하데스타운'으로 내려가게 됩니다. 신화와 달라진 점이 재미있지 않나요?


 작품에 재미를 더하는 요소는 또 있습니다. 바로 '하데스타운'의 넘버인데요! 포크 가수 아나이스 미첼이 이 뮤지컬의 전곡을 작곡했습니다. 저도 처음엔 포크 음악과 뮤지컬은 너무 거리가 먼 장르가 아닌가 생각했지만, 공연이 시작되고 음악이 극장을 가득 채우는 순간 그 생각은 편견에 불과했다는 것을 곧바로 깨달았답니다. 다른 어떤 뮤지컬에서도 들어본 적 없는 독특한 색깔을 갖고 있으면서도, 작품에 활기를 불어넣어주는 '하데스타운'의 넘버! 무려 그래미 어워드에서도 '최고의 뮤지컬 앨범 상'을 수상하며 인정받은 음악이랍니다.


 그 외에도 전형성을 탈피한 고대 신화 속 캐릭터들, 단조롭지 않은 스토리 전개, 눈이 번쩍 뜨이는 연출을 자랑하는 장면들까지 '하데스타운'은 톡톡 튀는 매력들로 가득합니다. 또, 죽음도 갈라놓지 못한 남녀의 사랑 이야기를 다루는 만큼 로맨틱한 작품이기도 하죠. 바로 이 '하데스타운'이 2021년 8월, LG아트센터에서 라이센스 뮤지컬로 공연될 예정입니다. 뮤지컬을 사랑하시는 분들이라면 절-대 '하데스타운'을 놓치지 않으시길 바라요!


 더불어, '하데스타운' 제가 마스크를 쓰지 않고 관람한 마지막 공연이라는 점에서 더욱 뜻깊은데요. 부디 올해는 모든 관객들이 표정을 온전히 드러내며 공연을 즐길  있게 되기를 바랍니다:)






오늘 (10월 29일) 드디어, 한국 라이선스 버전의 '하데스타운'을 관람하고 나니 과거의 글이 떠올라 옮겨와봤습니다:)


'문화소비리포트'는 학생들이 만드는 뉴스레터로, 실내외에서 즐길 수 있는 문화예술 콘텐츠를 소개하고 추천합니다. 저는 시즌 2부터 합류해, 연극과 뮤지컬 담당 에디터로서 글을 써오고 있습니다. 지금은 시즌 3을 성황리에 마무리하고, 시즌 4를 준비하고 있는 중인데요. 혹시 저희 뉴스레터가 궁금하시다면, 아래 링크에서 무료로 구독하실 수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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