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파스텔블링크 Jan 27. 2021

함 쏘세요!

새해의 다짐

"안녕하세요.  차 한잔 하시죠!"

참 단순하면서도 정겨운 말이다.  한마디로, "나 지금 당신에게 관심 있어서 잠깐 짬을 내서 얘기하고 싶습니다."라는 진지한 뜻도 숨어있다. 

같은 직장, 같은 건물에 몇 년을 다니면서도 직접 자기 업무와 관계없는 사람은 그 직장을 그만둘 때까지도 5분 이상 대화해보지 못하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아니, 5분 이상 대화하거나, 나중에라도 내 이름을 기억해 주는 사람은 손꼽을 정도다. 

사람들은 자신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날 절대 잊지 마세요"라는 의미로 명함을 교환한다.  그런데, 내가 중요한 인연으로 생각한 그 사람들도 대부분 공적인 업무상 인연이 끝나면 개인적 친분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언제 봤냐는 듯 서로 연락을 끊고 지내는 경우가 적지 않다. 

또 다른 사업을 하거나 직장을 옮겨도 나를 믿고 도와줄 사회 친구, 개인적인 고민을 털어놓을 수 있는 편한 동네나 학교 친구들, 그리고 인생의 반려자...  어느 것도 소중하지 않은 것이 없다. 

지금 이 순간 스치고 지나가는 인연을 잡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행동하는 것이다. 

언제가 새롭게 직장을 옮긴 후부 터 난 새로운 습관이 생겼다. 

"반가워요.  담에 밥 한번 먹어요!"란 말을 들으면 "언제 볼까요.  지금 날 잡죠!"라며 바로 시간을 잡는다.  경우에 따라서는, 얼굴은 알지만 친할 기회가 없던 사람을 우연히 보게 되면 "한번 쏘세요"라며 뜬금없이 자주 들이대기도 한다.  물론 내가 쏘게 되는 경우도 많지만 그게 목적이 아니니 상관없다. 

"담에..." 치고 1년 안에 다시 만나 밥 먹는 경우는 생각보다 흔히 오지 않기 때문에 시작한 고육지책이다.  이렇게 하면, 대부분 약속이 바로 잡히고 조만간 다시 보게 된다. 

새해에는 더 많은 사람들에게 외치려 한다.

"차 한잔 하시죠"  "함 쏘세요"

내 인생의 또 다른 소중한 친구를 얻게 될 것을 기대하면서...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