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컬트 오브 더 램Cult of the Lamb>
그런데 또 이즈막하여 어늬 사이엔가
이 힌 바람벽엔
내 쓸쓸한 얼골을 쳐다보며
이러한 글자들이 지나간다
―나는 이 세상에서 가난하고 외롭고 높고 쓸쓸하니 살어가도록 태어났다
그리고 이 세상을 살어가는데
내 가슴은 너무도 많이 뜨거운 것으로 호젓한 것으로 사랑으로 슬픔으로 가득찬다
그리고 이번에는 나를 위로하는 듯이 나를 울력하는 듯이
눈질을 하며 주먹질을 하며 이런 글자들이 지나간다
―하눌이 이 세상을 내일 적에 그가 가장 귀해하고 사랑하는 것들은 모두
가난하고 외롭고 높고 쓸쓸하니 그리고 언제나 넘치는 사랑과 슬픔속에 살도록 만드신 것이다
초생달과 바구지꽃과 짝새와 당나귀가 그러하듯이
그리고 또 프랑시스 쨈과 도연명과 라이넬 마리아 릴케가 그러하듯이
백석, <흰 바람벽이 있어> 부분
신이 사라진 시대에 횔덜린은 마지막 신의 도래를 갈구함으로써 우리에게 잃어버린 민족의 고향을 일깨운다. 그는 우리에게 국수적 의미에서가 아니라 오히려 존재의 진리에로의 가까움을 회복한다는 의미에서 귀향을 요구한다. 그는 신이 사라져 버린 가난한 시대에 이 땅에 존재의 진리를 구현함으로써 우리 민족이 나아가야 할 근본적인 방향을 제시한 시인이다. 이러한 의미에서 그는 도래할 자들 중에서도 가장 참다운 의미에서의 도래할 자가 된다.
이선일, 『하이데거 『철학에의 기여』』, 서울대학교 철학사상연구소, 2006, 131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