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밝은랑 Mar 27. 2016

그녀의 Break Time #5

'죄송합니다'는 마법의 단어가 아니더라.




"내가 달라고 한 거 끝까지 안 주네?"


미쳐 듣지 못했다.

본의 아니게 무시했다.

머리 속이 하얘졌다.


"죄송합니다."


찝찝한 마음은 역시나

컴플레인으로 돌아왔다.


엎질러진 물은 정말 해결할 수 없던 걸까?





바쁜 음식점에서 

한 번쯤 이런 말을 들어본다.


'죄송합니다. 금방 나와요.'


어쩌면 조리에 시간이,

어쩌면 내부에 사정,

있었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생각은 다르게 움직인다.


'잊고 있었구먼?'



'죄송합니다'
마법의 주문은 아니더라
방향을 잘 잡아야 한다




'죄송합니다'

'미안합니다'


마법의 주문이 아니더라.


마음에 오해가 남았다면

성공적인 사과가 아니다.

컴플레인이 말해준 사실이다.


변명 없는 사과가 옳다고 생각했었다.

'죄송합니다' 

구구절절한 변명보단

한 번의 담백한 사과가 옳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틀렸다.


1- 네가 한 말을 잊고 못 챙겨줬어. 미안해

2- 미쳐 듣지 못해서 챙기지 못했어. 미안해

내 의도는 2였지만 그는 1로 받아들였다.


변명을 하자는 말이 아니다.

안일한 사과는 오해를 심어 줄 수 있다.

명쾌하게 사과의 대상을 알려야 한다.

그래야 방향이 명확해진다. 

그래야 용기 낸 사과가 빛을 본다.


엎질러진 물을 주워 담을 순 없지만

그 물을 닦을 수는 있을 지도 모른다.



5년 차 웨이트리스에게

컴플레인은 여전히 어렵다.

생각이 많은 밤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그녀의 Break Time #4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