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송합니다'는 마법의 단어가 아니더라.
"내가 달라고 한 거 끝까지 안 주네?"
미쳐 듣지 못했다.
본의 아니게 무시했다.
머리 속이 하얘졌다.
"죄송합니다."
찝찝한 마음은 역시나
컴플레인으로 돌아왔다.
엎질러진 물은 정말 해결할 수 없던 걸까?
바쁜 음식점에서
한 번쯤 이런 말을 들어본다.
'죄송합니다. 금방 나와요.'
어쩌면 조리에 시간이,
어쩌면 내부에 사정이,
있었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생각은 다르게 움직인다.
'잊고 있었구먼?'
'죄송합니다'
마법의 주문은 아니더라
방향을 잘 잡아야 한다
'죄송합니다'
'미안합니다'
마법의 주문이 아니더라.
마음에 오해가 남았다면
성공적인 사과가 아니다.
컴플레인이 말해준 사실이다.
변명 없는 사과가 옳다고 생각했었다.
'죄송합니다'
구구절절한 변명보단
한 번의 담백한 사과가 옳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틀렸다.
1- 네가 한 말을 잊고 못 챙겨줬어. 미안해
2- 미쳐 듣지 못해서 챙기지 못했어. 미안해
내 의도는 2였지만 그는 1로 받아들였다.
변명을 하자는 말이 아니다.
안일한 사과는 오해를 심어 줄 수 있다.
명쾌하게 사과의 대상을 알려야 한다.
그래야 방향이 명확해진다.
그래야 용기 낸 사과가 빛을 본다.
엎질러진 물을 주워 담을 순 없지만
그 물을 닦을 수는 있을 지도 모른다.
5년 차 웨이트리스에게
컴플레인은 여전히 어렵다.
생각이 많은 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