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베이터에서 내리던 오래된 부부
엘리베이터가 열리는 소리가 들린다.
거기엔 노부부가 서있었다.
한 손엔 조금 큰 가방을 들고
다른 손은 서로 꼭 잡은 채 계셨다.
여기가 레스토랑이에요-?
네, 안내해드릴까요?
아니 아니, 한번 구경해도 돼-?
할머니는 한국어를 못 하시는 듯
할아버지가 통역을 하고 있었다.
일본인인가 보다.
레스토랑의 어두운 복도를 따라
경치가 시원한 룸 앞에 도착했다.
여기 들어가 봐도 돼?
그럼요. 경치 한번 보세요.
어? 일본어 할 줄 알아요?
조금 말할 줄 알아요.
일본어는 정말 조금 할 줄 알았다.
익숙한 언어를 만나니 조금 편해진 걸까.
못하는 나도 반가웠던지 연신 일어로
조곤조곤 말을 건네는 모습이 신나 보인다.
한결 부드러워진 분위기에 안심하게 된다.
아가씨 명함 있어요?
명함을 물끄러미 쳐다보곤
이름을 다시 한번 불러주셨다.
밝은랑 아가씨.
손님이 이름을 불러줄 땐
항상 마음이 간지러워진다.
비로소 손님 앞에서
마침내 내가 되는 느낌이다.
책임감은 덤이다.
명함은 주머니에 쓰윽 넣곤
할머니 손을 다시 쥐었다.
아가씨 덕분에 고마웠어.
금방 다시 올게. 아리가또-
여행 중이시던 두 분은
오랫동안 닮고 싶었던 모습처럼
손을 꼭 잡고 총총총 걸어갔다.
마음이 따끈따끈해져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