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이의 생각주머니
오늘은 화요일. 점심 먹고, 1시간 더 공부하는 날이라 조금 부담스러운 날이에요. 하지만 콩이는 친구들과 재미있게 지낼 생각에 신나는 발걸음으로 학교에 가고 있어요. 가는 길에 뚱이를 만나 더욱 기분이 좋아요.
오전 수업을 모두 마치고, 친구들과 조금이라도 더 놀 생각에 점심을 얼른 먹고 운동장으로 나갔어요. 친구들과 땀이 나도록 재미있게 뛰어놀다가 수업 예비종소리를 듣고 교실로 향했어요. 화장실에서 세수를 하고 교실에 들어와서 5교시 수업 준비를 했어요.
5교시는 ‘읽기’ 시간이에요. 뚱이가 대표로 책을 읽었어요. 콩이의 귀에는 책을 읽는 소리가 들리다가 안 들리다가 하면서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어요. 눈꺼풀이 무거워지면서 고개가 떨구어져서 깜짝 놀라기를 2~3번. 아무리 졸음을 참으려 해도 생각처럼 되지 않았어요. 콩이 말고도 졸음을 참으려 애쓰는 친구들이 여러 명이었어요. 이런 상태를 알아차린 선생님은 이렇게 말하셨어요.
“아이, 오늘따라 왜 이렇게 졸리지? 너희들도 졸리니? 식곤증이 몰려오나 보다. 졸리는데 우리 ‘화음’ 한 번 맞춰 볼까?”
콩이 말고도 여러 명의 반 친구들도 졸음 참고 있었는지 듣던 중 반가운 소리라는 듯이 “네!”하고 대답했어요.
선생님은 우리 반 친구들을 ‘도’‘미’‘솔’‘도’ 4 부분으로 나누어 주었어요. 그리고 모둠별로 ‘도’‘미’‘솔’‘도’ 자기네 모둠의 음을 선생님의 지휘에 따라 내보라고 했어요. 이것만 했는데도 잠이 반은 없어진 것 같았어요. 그다음은 선생님의 손을 잘 보면서 손이 모일 때까지 음을 유지하라고 했어요.
“도-------------” “---미----------” “------솔-------” “---------도----”아름다운 화음이 들리기 시작했고, 콩이와 반 친구들의 얼굴엔 환한 미소가 번졌어요. 선생님의 두 손이 모이자 일제히 소리 내는 것을 멈추었어요.
선생님은 두 눈을 크고 동그랗게 뜨며 놀라는 표정과 함께 환한 얼굴로 말했어요.
“와~~ 완전 멋져. 왜 이렇게 잘하는 거야? 여기 1학년 교실 맞나? 너희들 1학년 아니지?”
아이들은 선생님의 칭찬에 신이 나서 이렇게 말했어요.
“우리 1학년 맞아요. 맞거든요.”
선생님은 “화음이 예술이라 1학년이 아닌 줄 알았네.”라고 한 번 더 칭찬했어요.
콩이와 친구들은 선생님의 칭찬에 기분이 더 좋아지고 활기가 더 생겼어요.
“ 이 기세로 한 번 더 해볼까?”
“네, 네!”
처음보다 더 크고 멋진 화음이 만들어졌어요.
콩이네 교실에는 조금 전까지 졸음으로 차 있던 기운은 싹 다 없어졌어요.
다음에는 ‘도’‘미’‘솔’‘도’ 음을 ‘똥 퍼’로 바꾸자고 하셨어요.
“선생님, ‘똥 퍼’가 뭐예요?”
선생님은 재미있는 표정을 지으며 이야기를 시작했어요.
“선생님 어릴 때는 요즘과 같은 변기를 사용하지 않았어. 앉아서 볼일을 보고 물을 내리는 수세식 방식이 아니라, 일명 ‘푸세식’이라는 방식이야. 푸세식 화장실에 들어가면 길쭉한 네모 모양의 구멍이 난 곳이 있어. 다리를 양쪽으로 벌리고 쪼그리고 앉아서 엉덩이를 그 구멍에 조준하고 볼일을 보는 거야. 그러면 그 똥이나 오줌이 그 구멍 안으로 들어가 화장실 바닥에 차곡차곡 쌓이게 되지. 그렇게 똥이 쌓이면 집마다 똥을 푸러 다니는 아저씨들이 똥을 퍼서 똥지게에 담아 가져가서 처리하는 거야. 물론 공짜는 아니야. 그때 그 아저씨들이 동네를 돌면서 ‘똥 퍼’라고 소리를 치면 엄마들이 그 소리를 듣고 똥을 퍼 달라고 부탁하는 거야.”
콩이와 친구들은 그 장면을 연상하면서 얼굴을 찌푸렸지만, 호기심 가득한 얼굴로 재미있게 이야기에 집중했어요. 재미있어하는 아이들의 얼굴을 보며 선생님의 장난기가 발동되어 변이 쌓여 있는 곳에는 똥파리도 있고 똥파리 애벌레인 구더기도 꾸물꾸물 기어 다니고 냄새도 엄청 많이 난다는 이야기를 덧붙였어요. 아이들은 큰 소리를 지르면서 “아이 더러워요. 또 뭐가 있어요?”라고 하며 매우 흥미를 느꼈어요.
선생님의 똥 퍼 이야기로 졸음으로 지루한 분위기의 교실을 어느새 활기찬 분위기가 되었어요.
“이제 우리는 선생님의 어린 시절 ‘똥 퍼 아저씨’가 되어 보는 거야. 이왕이면 멋지게 화음으로 외쳐 보자.” 선생님은 개구쟁이 같은 목소리로 말했어요.
콩이와 친구들은 선생님의 지휘에 따라 화음을 맞추었어요.
“똥 퍼(도)-------------” “---똥 퍼(미)----------” “------똥 퍼(솔)-------” “---------똥 퍼(도)----”처음에 했던 ‘도’‘미’‘솔’‘도’ 화음처럼 멋진 ‘똥 퍼’ 화음이 들렸어요. 아이들의 표정에 즐거움이 묻어 나왔어요.
“이것으로 끝날 줄 알았지? 뒤에 좀 더 할 게 있는데 할까? 말깡?” 선생님은 아이들과 밀당을 했어요. 당연히 대답은 뻔했지요.
“멋진 ‘똥 퍼’의 외침을 듣고, 어떤 아주머니의 부탁을 받은 아저씨는 무엇을 해야 할까?”
“똥을 퍼 주어야겠지요.”
“맞았어요. 이번에는 똥을 푸는 모습을 묘사해 보는 거야. 똥바가지가 화장실에 있는 똥을 퍼 올리는 소리 ‘풍덩’, 똥바가지에 퍼 올린 똥이 똥지게에 옮겨지는 소리 ‘철썩’을 넣는 거야. 풍~덩 철썩, 풍~덩 철썩
풍덩 철썩, 풍덩 철썩. 해 볼까?”
“똥 퍼(도)-------------” “---똥 퍼(미)----------” “------똥 퍼(솔)-------” “---------똥 퍼(도)----”
“풍~덩 철썩, 풍~덩 철썩”
“풍덩 철썩, 풍덩 철썩”
한 번 더 하자는 아이들의 요청에 선생님의 지휘는 한껏 장난스러워졌고 똥 푸는 모습을 덧붙이자, 교실 안은 웃음바다가 되었어요.
“이것으로 끝일까?”라는 선생님의 질문에 아이들은 대답했어요.
“공짜가 아니라면서요. 그러면 돈을 달라고 해야죠?”
선생님의 양손 엄지를 올리면서 훌륭한 아이들이라는 칭찬을 아끼지 않았어요.
“아줌마~ 500원(아주 재미있는 말투로)이라고 하면서 손은 내밀면 이것으로 ‘똥퍼송’은 끝이야. 처음부터 여기까지 한 번만 해보자.”
“똥 퍼(도)-------------” “---똥 퍼(미)----------” “------똥 퍼(솔)-------” “---------똥 퍼(도)----”
“풍~덩 철썩, 풍~덩 철썩”
“풍덩 철썩, 풍덩 철썩”
“아줌마~~ 500원.”
선생님의 지휘에 따라 멋진 ‘똥퍼송’이 완성되었어요.
교실에 가득했던 졸음의 기운은 어디론가 사라지고 아이들의 똘망똘망한 눈빛과 활기찬 공기로 가득 찼어요. 남은 수업 시간에도 더 놀고 싶었지만, 콩이 마음처럼 되지는 않았어요. 그렇지만 공부를 마치기 3분 전에 콩이와 반 친구들은 ‘똥퍼송’을 한 번 더 부를 수 있어서 기뻤어요.
선생님은 오늘 우리가 ‘똥퍼송’ 부른 것을 어머니들이 아시면 선생님을 흉볼지도 모르니 비밀로 해달라고 부탁했어요. 아이들은 선생님의 장난스러운 표정을 보며 다 말할 거라며 선생님과 실랑이하며 하굣길에 나섰어요.
콩이는 집으로 가는 길에도 ‘똥퍼송’이 맴돌았어요.
‘너무 졸리거나 지루할 땐 재미있는 노래를 부르거나 재미있는 생각으로 분위기를 바꿔야지.’라는 것을 생각주머니에 담았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