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복의상과 6개월을 재미있고 보람 있게 지내면서 새로운 정보와 기술을 습득했으나 그래도 여전히 부족함이 많이 느껴졌다. 그래서 생각했다.
이제 뭘 하면 좋을까?
어떻게 하면 좀 더 퀄리티가 좋은 옷을 만들 수 있을까?
옷 만들기를 더 배울 곳이 없나?
이것저것 생각하던 차에 동부기술교육원 의상학과 6개월 과정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중부기술교육원에서 공부를 끝내자마자 연속해서 나에게 기회를 주지 않을 것 같았지만, 다시 한번 도전을 하기로 했다. 입학원서를 제출하고 서류 통과하고 면접의 시간을 갖게 되었다. 면접을 진행하시는 교수님들의 질문에 정성껏 답을 하고 마지막에 꼭 여기서 공부할 기회를 주시기를 바란다는 간절한 마음도 전달하였다. 그리고 얼마 후 합격문자를 받았다. 막상 공부할 기회를 얻고 나니 걱정이 되었다. 직장에 다닐 때처럼 일찍 일어나서 준비하고 교육원에서 점심시간 1시간을 제외하고 5시까지 꼬박 강의를 듣고 작업을 하는 것이 얼마나 고된 시간인지를 한복의상과 6개월 과정에서 충분히 경험했기 때문이다.
다시 시작이다.
처음에 손 바느질로 바늘꽂이를 만들면서 바느질 기초를 배웠고, 다양한 시접처리를 배웠다. 그다음에는 자신과 동료들의 치수를 여러 번 재어 자기에게 딱 맞는 치수를 정하고, 패턴을 그려 상의를 만들었다. 같은 치수임에도 어떤 사람은 어깨가 처져서, 어떤 사람은 가슴이 커서 또는 작아서, 어떤 사람은 배가 나와서 또는 너무 말라서 등 각자의 신체적 특징에 따라 패턴 수정이 필요했다. 이 작업은 고난도 작업인 듯하다. 그래서 교수님이 일일이 각자의 체형에 맞게 수정해 주셨다. 아마도 많이 힘드셨을 거라 생각이 되었다.
여러 가지 재킷과 치마, 바지, 조끼 등 교육과정에 있는 것을 교수님들과 동료들의 도움을 받아 모두 완성했다. 체력이 많이 필요한 작업이었다.
힘든 교육과정이었지만 동료들과 함께 재미를 찾으며 즐거운 생활을 했다. 제공되는 점심에 집에서 만들어 온 반찬을 나누어 먹었고, 커피 한 잔을 들고 나무그늘 밑에서 수다로 활기찬 시간을 보냈다. 뭔가 색다른 점심을 즐기기 위해서 교육원 밖으로 나가 외식을 하기도 했다. 교육원 밖의 동네를 가볍게 산책을 하기도 했다. 이런 소소한 즐거움은 6개월의 힘든 과정을 이수하게 해주는 원동력이 되었다. 그 무엇보다도 점점 나아지는 나의 모습이 이 시간을 잘 채울 수 있는 가장 큰 이유였을 것이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배우면 배울수록 모르는 것이 많다고 느껴졌다. 또 생각도 많아졌다. 처음 옷 만들기에 시작할 때, 민소매 원피스를 만들고 나서의 뿌듯함과 행복감은 어마어마했었는데~
'아이~, 요기를 좀 더 잘했어야 했는데~'
매번 아쉬운 점이 발견된다.
'안목이 넓어진 만큼 실력도 함께 높아지면 좋을 텐데~'
조금만 더 해 보면 잘 만들어질 것 같다는 생각으로 지금도 여전히 도전하고 있다. 그 덕분에 내 옷은 점점 더 늘어난다. 아직까지도 옷 만들기는 내 생활의 활력소이다. 하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