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이의 생각주머니
콩이네 반 친구들은 요즘 쉬는 시간에 딱지 치기에 푹~ 빠져 있어요.
쉬는 시간 종이 치기가 무섭게 교실 뒤나 앞에서 딱지 치기를 하고 놀아요. 콩이네 반 남자아이들은 물론 여자 아이들 몇 명도 딱지치기를 해요.
딱지의 종류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콩이네 반 친구들이 가지고 노는 딱지는 전통 딱지인 종이를 접어 만든 것이에요. 접으면 앞면은 네모 모양에 X자가 보이고, 뒷면은 네모난 모양이에요. 처음에는 작고 얇은 딱지로 시작되었어요. 그런데 아이들이 학교에 가지고 오는 딱지의 크기가 점점 커지고 두꺼워지고 있어요.
딱지치기의 방법은 자기들이 고른 자기의 딱지를 바닥에 깔아요. 그다음은 가위바위보로 순서를 정해요. 자기 차례가 되면 자기의 딱지 중에서 가장 셀 것 같은 딱지를 골라 넘기고 싶은 딱지를 향해 냅다 쳐요. 그 딱지가 뒤집어지면 딱지를 친 사람이 그 딱지를 가져가는 거예요.
콩이는 어제 친구들에게 딱지를 조금 잃었어요. 당연히 기분이 좋지 않았어요. 친구들의 딱지를 상대하기에 콩이의 딱지는 크지도 두껍지도 않았어요.
그래서 아빠에게 강력한 딱지를 접어 달라고 부탁했어요. 아빠는 어릴 적에 많이 해 보셨다며 딱지 접을 종이를 찾아 온 집안을 뒤졌어요. 콩이는 적극적으로 자기의 부탁을 들어주려는 아빠가 고마웠어요. 강력한 딱지가 생긴다는 것을 생각하니 신이 났어요. 사실 아빠가 더 즐거워하시는 것 같기도 했어요. 아빠는 작년에 사용했던 달력종이와 쇼핑백을 찾아왔어요. 딱지를 접기에 적당한 크기로 잘랐어요. 콩이와 아빠는 딱지를 접기 시작했어요. 아빠가 접은 딱지는 멋지게 접어졌어요. 콩이가 접은 딱지의 모양은 두리뭉실 잘 접어지지 않았어요. ‘순서에 맞게 잘 접었는데 왜 이렇지?’ 아빠가 딱지 접는 모습을 살펴보았어요. 아빠는 종이를 한 번 접을 때마다 가위의 손잡이로 꾹꾹 눌러가며 접었어요. 콩이도 아빠처럼 꾹꾹 눌러가며 정성껏 접었어요. 아빠가 접은 딱지가 훨씬 좋아 보였지만 콩이가 접은 딱지도 꽤 괜찮아 보여요. 두껍고 큰 딱지가 생겨서 기분이 좋아요.
아빠는 두껍고 큰 딱지만으로는 부족하시다며 얇은 딱지도 접어야 한다고 하셨어요. 얇은 딱지로 상대편의 딱지를 넘기기는 어렵지만, 얇은 딱지는 바닥에 딱 붙어서 상대편이 넘기기 쉽지 않다고 하셨어요. 그래서 얇은 종이로 얇은 딱지도 여러 개 만들었어요. 콩이는 딱지 부자가 되어서 기분이 좋아요. 아빠와 딱지치기 연습을 했어요. 내일이 기대될 만큼 딱지치기가 잘 되었어요. 내일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딱지주머니를 가방 옆에 잘 모셔 두고 잠자리에 들었어요.
다음 날, 2교시가 끝나고 쉬는 시간이 되었어요. 콩이는 얇은 딱지를 깔았어요. 다른 친구들 중에도 얇은 딱지를 바닥에 내려놓는 친구도 있어요. 얇은 딱지를 넘기기 쉽지 않다는 비밀을 알고 있나 봐요. 콩이의 차례가 되었어요. 공격용 딱지로 가장 크고 두꺼운 강력한 딱지를 골랐어요. 그리고 바닥에 깔린 딱지들 중에서 넘어갈 것 같은 딱지를 골랐어요. 콩이는 딱지 치는 자세를 하고 냅다 쳤어요. 그 딱지가 ‘뿅’ 튀어 오르더니 뒤집어졌어요. 친구들의 딱지가 하나, 둘, 콩이의 손에 넘어오고 있어요. 딱지대장이 될 것 같은 생각에 하늘을 나는 듯한 기분이에요.
3교시 수업 종이 울려요. 아쉽지만 점심시간을 기다리는 수밖에 없어요. 콩이와 친구들은 딱지치기할 생각으로 최대한 밥을 빨리 먹었어요. 2교시에 딱지치기하던 친구들이 다시 모였어요. 딱지를 딴 콩이는 딱지를 더 딸 생각으로 마음이 급했고, 다른 친구들은 잃은 딱지를 되찾아 오려고 마음이 급했어요. 모두 자신의 딱지를 골라 한 장씩 깔았어요.
뚱이의 차례예요. 뚱이는 딱지를 다 잃고 지금 하는 것 밖에 없어서 이번 게임만 할 수 있다고 했어요. 뚱이는 자기의 공격용 딱지로 그 어느 때보다 신중하고 정성을 다해 콩이의 딱지를 향해 ‘탁’ 쳤어요. 2교시에 절대 넘어가지 않았던 천하무적 콩이의 얇은 딱지가 바람을 일으키며 힘없이 넘어갔어요. 뚱이가 콩이의 딱지를 딴 거죠. 뚱이는 너무너무 기뻤어요. 딱지가 없어 구경만 하게 될 줄 알았는데, 더 딱지치기를 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죠. 콩이는 자신이 아끼는 딱지를 잃어 기분이 몹시 나빴어요.
2차전이 시작되어 모두 딱지를 1장씩 깔았어요. 콩이의 차례가 되었어요. 2교시 쉬는 시간처럼 강력한 딱지로 뚱이의 딱지를 쳤어요. 뚱이의 딱지는 넘어갈 듯 위로 튀어 올랐지만 뒤집히지 않았어요. 참 아쉬웠어요. 이번엔 뚱이의 차례예요. 뚱이는 조금 전의 기세를 몰아 콩이의 딱지를 겨냥하고 오른팔을 힘차게 올렸어요. 아휴~. 그런데 사고가 났어요. 뚱이의 오른팔이 콩이의 얼굴을 세차게 쳤어요. 콩이는 “아야”하고 외마디 소리를 쳤어요. 맞은 것이 아프고 짜증 나서 주먹을 쥐고 오른팔을 들어 올려 뚱이를 때리려고 몸통을 돌리는 순간 뒷칠판에 붙어 있는 '멈춤(3초간)'이라는 글자가 눈에 들어왔어요.
선생님이 학년이 시작될 때 뒷칠판에 붙여놓은 글자예요. 화가 날 때, 짜증 날 때, 속상할 때, 욕이나 심한 말이 나올 것 같을 때, 그 ‘멈춤(3초)’이라는 글자를 보면서 3초간 생각하고 행동하라고 했어요. 그러면 좋지 않은 상황이 만들어지지 않을 거라고 했어요. 콩이가 뒷칠판의 ‘멈춤'이라는 글자를 봤을 때, 아주 짧은 시간이었지만 다음과 같은 생각이 들었어요.
'뚱이가 일부러 때리지 않은 것 같은데, 내가 맞아서 아프다고 뚱이를 때려 화풀이를 하는 것은 옳지 않은 것 같아.'
콩이는 아프고 짜증이 났지만 뚱이를 때리는 사고를 저지르지 않았어요. 뚱이는 자기의 실수를 인정하면서 콩이에게 진심으로 사과했어요. 콩이는 여전히 아팠지만 뚱이에게 괜찮다고 말했어요. 하마터면 친한 친구인 뚱이와 싸울 뻔했어요. 선생님이 이 모습을 보시고 딱지치기하는 곳으로 오셨어요.
“콩이야, 많이 아팠겠구나!”하면서 다친 곳이 있나 살펴보셨어요. 다행히 상처 난 곳은 없어요.
뚱이는 “일부러 때린 것은 아니었고요. 딱지를 세게 쳐서 넘기려다 그만 콩이를 때렸어요.”라고 선생님께 말하면서 당황스럽고 놀래서 눈물을 글썽였어요.
“뚱이야, 콩이에게 진심으로 사과했니? “
“네!”
“콩이야, 뚱이의 사과를 받아 줄 거야?”
“네! 일부러 그런 것이 아니니까 괜찮다고 했어요.”
선생님은 맞아서 아픈 콩이와 당황하고 놀란 뚱이 모두 위로해 주셨어요.
3초 멈춤의 효과로 콩이와 뚱이는 여전히 친한 친구 사이예요.
콩이는 하굣길에 오늘의 일을 생각주머니에 넣었어요.
첫째, 친구들과 놀면서 다칠 수도 있으니 좀 더 주위를 살피자. 둘째, 아프고 화가 날 때 잠깐 ‘멈춤’을 하고 생각하고 행동하자. 셋째, 뚱이처럼 자신이 실수를 했을 때, 곧바로 실수를 인정하고 사과하자. 콩이는 오늘 ‘멈춤’을 통해 자기의 화를 진정시킨 자신이 자랑스러웠어요. 동생이 귀찮게 할 때도 ‘멈춤’을 잘 실천해서 사이좋게 지내야겠다는 생각을 더 넣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