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읽기 교과서를 보고 10칸 공책에 옮겨 쓰는 것을 했어요. 선생님을 따라 몇 번 함께 써 봐서 잘할 수 있을 것 같았어요. 교과서를 펴고 10칸 공책을 꺼냈어요. 선생님이 가르쳐 주신 것을 생각하며 한쪽을 써서 검사받으러 갔어요. 선생님은 틀린 곳을 알려 주셨어요. 콩이는 틀린 곳을 고치기 위해 다시 자기 자리로 들어갔어요. 고쳐 쓰려고 필통을 열었지만 지우개가 없었어요. 급한 마음에 짝인 재이의 지우개가 옆에 있길래 빌려간다는 허락을 받지 않고 우선 가져다 썼어요. 몇 번 선생님 앞을 들락날락하면서 고쳐서 무사히 10칸 공책 쓰기에 성공했어요. 10칸 공책 쓰기 방법을 다 아는 것 같은데 막상 써보면 자꾸 틀리는 곳이 나와요. 재이는 2번 만에 통과를 받았어요. 콩이는 재이가 부러웠어요.
수업이 끝나고 쉬는 시간에 재이가 무엇을 찾고 있었어요.
“이상하다. 오늘 내가 분명히 지우개를 썼는데, 지우개가 어디 있지? 이상하다.”라고 말하며 열심히 찾고 있었어요.
“그래? 잘 찾아봐. 책상 위에 있는 거 나도 봤는데~”라고 말하며 콩이도 재이와 함께 지우개를 찾았어요. 그런데 재이의 가방에도 필통에도 서랍에도 책상과 의자 밑에도 지우개는 보이지 않았어요. 재이는 지우개 찾기를 그만두었어요.
다음 수업이 시작되었어요. 콩이는 연필이 필요해서 필통을 열었어요. 콩이는 깜짝 놀랐어요. 재이의 지우개가 콩이의 필통에 있는 거예요. 재이도 콩이의 필통에 있는 지우개를 보았어요.
“콩이, 너 이거 내 지우개잖아. 네가 훔쳐 간 거네.”하며 째려보며 말했어요. 놀란 콩이는 자기도 모르게 거짓말을 했어요.
“아냐. 이거 내 거야.”
“이 거 내 지우개랑 똑같은데?”
“나도 이런 지우개 있었거든. 이 지우개가 네 거만 있냐?”
“그래도 내 거랑 너무 똑같은데~.”라고 말하면서 속상해했어요.
콩이는 거짓말을 하면서도 가슴이 두근거렸어요. 그냥 ‘어? 이게 왜 여기 있지? 미안하다고 말하고 줄 걸. 왜 거짓말이 나왔을까?’ 후회가 되었어요. 그렇지만 지금 말하기엔 조금 늦었다고 생각이 되었어요. 이 상황에서는 끝까지 내 거라고 우겨야 한다는 생각을 했어요. 선생님은 콩이와 재이에게 조용히 다가오셔서 이 상황을 보셨어요. 선생님은 뭔가 눈치를 채신 것 같았어요.
“너희 둘이 할 말이 있으면 이따가 하는 것이 좋겠는데~. 수업에 집중하고~”라고 말씀하시면서 수업을 이어 가셨어요.
수업시간이 거의 끝나갈 즈음에 우리나라 속담 알아맞히기 놀이를 하자고 하셨어요. 선생님이 앞부분을 이야기하면 우리가 뒷부분을 맞히는 놀이예요.
"티끌 모아~” “태산”
“시작이~” “반이다”
“친구 따라~” “강남 간다”
“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도 곱다”
“바늘 도둑이~” “--------”
“이 속담은 모르나 보네. 바늘 도둑이 소 도둑이 된다. 이 뜻은 처음엔 작은 바늘을 훔치던 도둑이 나중에는 큰 소까지 훔친다는 말이야. 다시 말해 작은 것이라도 나쁜 짓을 자꾸 하면 나중에는 큰 죄를 저지르게 된다는 뜻이지. 그래서 집에서는 부모님이 학교에서는 선생님이, 너희들이 한 작은 실수와 작은 잘못이어도 따끔하게 바로 잡고 넘어가려고 하는 거지. 잘못이나 실수를 했는데 별거 아니라고 그냥 넘어가다 보면 감각이 무뎌져서 무엇을 실수했고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몰라서 더 큰 실수와 잘못을 하게 되는 경우가 생기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는 뜻에서 이런 속담이 생겼나 봐요. 그러니까 부모님으로부터 야단맞을 때와 선생님으로부터 혼날 때 어렵겠지만 ‘내가 더 잘 크라고 좋은 말씀을 해 주시는군’이라고 생각해 주면 땡큐지. 하하”
“야단맞고 나중에 생각해 보면 몰라도 혼날 때 그런 생각하기는 힘들 것 같아요. 크크크”
이렇게 속담 알아맞히기 놀이는 웃음으로 끝났어요.
그렇지만 콩이의 가슴은 선생님의 속담이야기를 듣고 더욱 콩닥거렸어요. 무서웠어요. 눈물이 나오려 했지만 아이들이 이상하게 생각할까 봐 자기의 필통에 재이의 지우개가 들어있는 사실이 아이들에게 알려져서 진짜 도둑으로 몰리게 될까 봐 꾹 참았어요. 쉬는 시간이 되었어요. 콩이는 선생님에게 가서 조용히 오늘 일을 말씀드렸어요. 선생님은 웃으시며 수업 다 마치고 해결해 보자고 하셨어요. 선생님께 말하고 나니 마음이 조금 나아졌어요. 수업이 끝난 후 선생님은 재이와 콩이에게 부탁할 것이 있다며 잠깐 교실에 있으라고 하셨어요. 선생님이 아이들을 하교 지도를 하시고 교실에 들어오셨어요. 재이는 무슨 일인지 눈치채지 못하고 있었어요.
“재이, 오늘 지우개를 잃어버렸다며?”
“네, 그런데 콩이가 가지고 있는 지우개가 제 거 같아요.”
재이의 이 말이 끝나자마자 콩이의 눈에서는 오랫동안 참고 있었던 눈물이 나왔어요.
“재이야, 미안해. 사실 이 거 네 지우개 맞아. 아까 내 필통에 들어있는 지우개를 보고 나도 깜짝 놀랐어. 나도 내가 내 필통에 네 지우개를 넣었는지 몰랐거든. “네가 훔쳐 간 거네”라는 너의 말에 당황해서 나도 모르게 거짓말하고 내 거라고 우겼어. 정말 미안해.”라고 말하며 콩이는 소리까지 내면서 울었어요. 재이는 콩이의 말을 듣고 콩이에게 미안해서 어쩔 줄 몰랐어요. 선생님이 말씀하셨어요.
“이런 일은 얼마든지 생길 수 있지. 작은 실수지. 선생님이 보기에는 서로에게 사과할 부분이 있는 것 같네. 누구부터 해 볼까?”
“재이야, 아까 10칸 공책 쓸 때 너의 허락도 받지 않고 지우개를 가져다 썼어. 미안해.”
“괜찮아.”
“재이야, 내 필통에 들어있던 지우개를 내 거라고 거짓말하고 우겨서 미안해.”
“괜찮아. 콩이야, 내가 자세히 알지도 못하고 네가 훔쳤다고 미운말해서 미안해. 지금 생각해 보니 너도 모르게 필통에 넣은 실수를 한 거지 훔친 것은 아닌데~”
“그래, 너희들 모두 사과를 정확하게 잘하는구나. 재이는 콩이가 자기 필통에 지우개 넣은 것을 실수로 받아주는 거지? 그리고 ‘훔쳤다’는 말은 매우 예민한 말이니까 조심히 사용해야 한다는 것을 알았을 거야. 그렇지?”
“네.”
“콩이는 조금 전에 말한 것처럼 너의 실수를 인정하는 거지? 다음엔 그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해. 그리고 실수를 했을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 잘 알았지?
“네.”
“선생님, 저 오늘 바늘 도둑이에요?”
“아니, 콩이가 용기 있게 반성을 했잖아. 그냥 작은 실수야. 실수를 반복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지. 오늘 일은 우리 셋만 아는 것으로 하는 거다.”
“네.”
“네.”
선생님은 콩이와 재이의 손을 잡고 교실 밖까지 배웅해 주셨어요.
콩이는 가벼운 마음으로 집으로 가면서 생각했어요. ‘바늘 도둑이 소 도둑 된다’는 속담은 절대 잊지 못할 것 같아요. 오늘 재이에게 한 거짓말이 그냥 넘어갔다면 마음이 많이 불편했을 것 같았어요. 재이의 “훔친 거네”라는 말은 기분이 나빴지만, 재이가 사과를 받아줘서 고마웠어요. 지우개 사건으로 콩이의 생각주머니에는 ‘실수하지 않도록 조심하기’ ‘거짓말하지 않기’ ‘용기 내어 사과하기’ 등이 담겼어요. 재이의 생각주머니에는 무엇이 들어갔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