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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레베카솔깃 Nov 18. 2022

시간이 아깝습니다. 퇴사하겠습니다.

돈 vs. 시간 그 줄다리기

세상에 수 많은 퇴사 사유가 있고, 수많은 이야기가 있을 것이다.

어쩌면 나와 같은 고민과 생각을 하고 있을 사람을 위해서 퇴사 이야기를 공유하려고 한다.

좋은 이야기가 될 수 없을 것이다. 목표를 이루지 못해고, 우울증과 번아웃을 겪었다.

원래 나의 목표는 환승 이직으로 퇴사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1년 가까이 이직을 시도했지만, 모든 시도가 실패로 돌아갔다.


입사 초기부터 이곳이 내 커리어의 무덤이 될 것이라는 예감은 보기 좋게 적중해서, 업무부터 회사의 사정 모든 것이 좋지 않았다. 그러던 중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이곳에서 보내는 8시간이 아깝다고.


너무나 잘 하지만 원하지 않는 업무 방향, 저조해지는 매출을 극복한다며 들고오는 억지스러운 프로젝트, 업무 중에도 울컥울컥 올라오는 우울증 등으로 사무실에서 보내는 시간이 괴로웠다.


혼자 고민하다가 괴로워서 친한 동료들에게 허심탄회하게 털어놓았다. (진심으로 경청해준 동료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한다.) 내 이야기를 들은 동료는 그럼 마지노선을 정해서 그때까지 노력해보고, 안되면 그땐 다 털어버리고 퇴사하고 쉬라고. 이직도 인연과 때가 있어야 되는거니, 너무 낙담하지 말라고. 이 얘기에 다시 한번 힘을 내 이직을 도전했고, 바라는 대로 되진 않았다. 결국 나는 퇴사 통보를 하였고 그렇게 자리를 정리하고 나왔다.


돈을 버는 것, 중요하다. 하지만 이곳에서 일하는 것보다 내 시간이 더 중요한 가치로 판단되었고, 다행스럽게도 퇴사를 해도 생활에는 문제 없을 정도의 여유가 있었다. 두렵기도 했지만 크게 걱정되지는 않았다. 인생의 가치를, 돈과 시간을 이렇게 저울질하게 될 수도 있구나 싶었다. 이제 온전히 내 것이 된 시간에 혼자서 구상했던 일들을 할 예정이다. 물론 우울증과 번아웃의 검댕이가 묻은 내 자신을 다시 뽀득뽀득 씻어내는 것도 포함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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