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늦게 커피 마셔도 잘 자서 좋아요

밤이 되면 늘 커피 한 잔이 당긴다.

by Heather


집안일을 하다가 잠깐 짬을 내어 커피:프림:설탕의 비율을 2:2:2로 넣는다. 뜨거운 물을 부은 뒤 휘휘 젓고 호호 불어 마신다.


지금도 기억나는 어릴 적 엄마의 모습이다.


이제는 맥심 1봉을 톡 하고 뜯어내면 되지만 그땐 그렇게 자기 기호에 맞는 비율로 자신만의 커피를 마셨더랬다.


커피를 좋아하던 엄마는 이젠 늦은 오후에는 커피를 마시지 못하신다. 늦게 커피를 마신 날이면 그날 밤엔 잠을 잘 수 없기 때문. 세월 앞에 장사 없다고 하지만 카페인 앞에선 더 그런가 보다.


내 주변엔 엄마 말고도 체질상 카페인을 못 당해내는 사람들이 꽤나 있다.


그렇다면, 나는?


을지로 카페 <백두강산> 의 드립 커피


아침에 출근하면 커피 한 잔을 시키고 하루의 업무를 시작한다. (1잔)


점심 식사를 끝내고 오후를 버티기 위한 커피 한 잔을 주문한다. (2잔)


약속이 있는 날에는 저녁식사를 마치고 커피를 마시러 카페로 향한다. (3잔)


친구와 만나 헤어지고 집에 가서도 혹은 별 일 없이 집에 들어오는 날에도 괜히 밤늦게 커피 생각이 간절한 날이 있다.


그런 날엔 집에 있는 드롱기 커피머신 전원을 켜고 준비가 되길 기다렸다가 에스프레소를 내려 따끈하게 한잔 마신다. 머신이 준비되길 기다리는 것도 못 참겠을 땐 드립 커피를 우려먹는다. (4잔)


(*개인적으로 헤이즐넛 향의 베트남 다람쥐똥 커피인 ‘콘삭 커피’를 매우 좋아한다)


그러니까 나는 적어도

하루에 세 잔 이상의
커피를 마신다.


방배역 카페 <식목일> 의 크으림커피


가끔 컨디션이 안 좋으면 나 역시 밤늦게 마신 커피 때문에 불면의 밤을 보낼 때도 있지만, 대부분은 베개에 머리가 닿기 무섭게 자는 편이라... 참 다행이다.


내 하루의 시작에 커피가 없다면 어떨까. 생각만 해도 우울하다. 그렇게 실컷 마시고도 밤늦게 커피 생각이 간절할 때, 피하지 않고 마실 수 있어서 좋다.


사소하지만 정말로 지금 이대로가 좋은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