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의 하루

특별하지 않아서 더 괜찮은 하루

by Heather


오늘도 참 평범하기 그지없는 하루를 살았다.


알람이 울리자마자 ‘아프다고 하고 나가지 말까’ 고민하다 - 매일 아침 갈등한다 - 겨우 몸을 일으켜 회사에 출근했고, 하루 종일 앉아 있어도 눈치 안 주는 내 자리에 앉아 나를 기다리고 있는 To do 업무들을 급한 순서대로 처리했다. 퇴근시간인 6시가 한참 지나고서야 정신이 번쩍 들어 ‘내일로 미루고 집에 가자!’ 하고 컴퓨터를 껐다.


여느 회사원과 다를 바 없는 보통의 하루를 보내고 집으로 가는 길, 문득 이렇게 별 것 없는 하루가 소중하고 고맙다는 생각이 든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미녀스타도, 꼬마 친구들이 좋아하는 캐리 언니도, 인스타 10만 팔로워를 자랑하는 인플루언서도 못 됐지만 말이다.


갑자기 ‘보통’의 뜻이 궁금해져 검색해봤다.


특별하지 아니하고 흔히 볼 수 있음. 또는 뛰어나지도 열등하지도 아니한 중간 정도.
(네이버 어학사전)


어릴 땐 내가 특별하지 않다는 걸 받아들이기 힘들었는데, 이젠 내가 그저 보통의 존재임을 받아들일 수 있는 나이가 됐다.


회사에서 깨지고, 사람들에 치이고, 예상치 못한 사건사고 속에서 바닥까지 곤두박질치기도 했던 터널의 시간들, 그 시간을 몇 번이고 지나친 뒤에야 지금의 나를 존중하게 된 것 같다.



나 참 독하구나. 나 참 열심히구나.



우등하지도 열등하지도 않기 때문에 늘 노력해야 하는 나란 존재를 스스로 응원할 수 있게 된 지금이 좋다. 이렇게 계속 보통의 나를 응원하며 별 일 없이 살아갈 수 있다면 좋겠다.


혹시 특별하지 않은 자신을 질책하고, 별 거 없는 하루에 한숨을 푹푹 쉬며 집으로 향하고 있다면 그조차도 선택할 수 없는 누군가를 - 가까이에 있을 수도, 지구 반대편에 있을 수도 있는 - 생각하면 좋겠다.


당신과 나의 오늘은 특별하지 않아서 더 괜찮은 하루였을지 모른다.



점심시간, 회사 주변을 돌며 찍었던 사진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