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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oy Aug 02. 2016

[더 과거] 보통 여자의 연애 vs 예쁜 여자의 결혼

여자를 위한, 잘 연애하고 잘 결혼하기

  “보통 여자의 연애하기”와 “예쁜 여자의 결혼생활”, 어떤 게 더 힘들까. 그 전에 당신은 보통여자와 예쁜 여자의 기준이 무엇이냐고 따질 수도 있겠다. 그 기준은 누구에 의해서 정해진다기보다 스스로 판단 가능하다. 나의 외모적인 첫 인상이 상대(주로 이성)에게 매력적으로 보이는 가 아닌가. 답을 내리는 데에 뭔가 주저리주저리 설명하고 싶어지고, 고민이 된다면 외모에 관해서는 보통여자(이하 ‘보통여자’로 약칭). 사실 딱히 대놓고 어디에다가 얘기는 안했지만 내 외모가 괜찮은 축에 속한다고 주저 없이 결론 내릴 수 있다면, 예쁜 여자(라고 본 이야기에서 정의되어지는 여자사람종류)가 되겠다.


 다시 본론으로 들어가자. 어떤 게 더 힘들까? 보통 여자의 연애와 예쁜 여자의 결혼 생활. 이 질문에는 대전제가 깔려있는데 그건 두 가지가 모두 쉽지 않다는 거. 이건 또 뭔 소리냐고 물으신다면 지금부터 설명을 들어가도록 하겠다.


 필자의 지인 A양. 처음에 그녀를 보고 깜짝 놀랐다. 기대하지 않은 곳에서 이런 미인을 만나다니! 요즘 같은 시대에 흔치 않은 자연미인(친해지고 나서 확실히 자연인으로 밝혀짐)이었는데 웃을 때는 또 얼마나 햇살처럼 밝은지! 닮은 연예인을 꼽으라면 이영애 정도? 그녀의 남편은 한 모임에서 그녀를 처음 봤을 때 뒤에서 후광이 비췄다고 하니까, 상당한 미모의 소유자라고 할 수 있겠다.


 남편은 끊임없는 구애와 봉사 끝에 그녀를 여자 친구로 만들 수 있었고 다시 2년여의 지극정성과 헌신 끝에 결혼에 골인했다. 필자가 그녀를 처음 만났을 때는 2살, 4살 두 아이를 둔 엄마였다. 부부가 속했던 모임 안에서 가장 뛰어난 미모의 소유자였던 그녀와 능력자였던 그의 만남은 주변에서도 자주 회자되곤 했는데, 요즘 그녀가 심상치 않다.


  집안일과 육아에 지쳐가고 있었다. 대화중에 자주 뚝뚝 눈물을 흘리면서 하소연한다. “결혼하면 (남편이) 진짜 잘 도와줄 줄 알았거든요. 내 말도 잘 들어주고 잘해주고 그래서 좋았던 건데..” 그녀는 육아와 집안일일로 인한 육체적 피로보다 퇴근하면 게임하러 방에 들어가 버리고, 밖에서 일하는 게 더 피곤하다며 소파와 하나 되어서 일어날 줄 모르는 남편에 대한 원망이 더 커 보였다. “이전에 (남편을 만나기 전에)연애할 때는 손 하나 까딱 안 해도 될 정도로 잘해주는 남자들만 만나다가...” 그녀의 말꼬리는 흐려졌다. 남편을 사랑하지 않는 건 아니다. 하지만 결혼은 힘들고 후회된다. 그녀의 지금 상황이다.




  예쁜 여자의 결혼 생활을 이야기했으니, 보통 여자의 연애 이야기를 해볼까. 사실 뭐가 더 설명이 필요하겠는가. 소개팅녀에 대해 “예쁘냐?”라고부터 묻는다는 남자들의 생태적인 세팅 상황을 고려할 때, 보통 여자들의 연애는 당연히 시작부터 어렵다.

  소수의 예쁜 여자들에게 다수 남자들의 관심이 집중되는 상황. 이 중에서 그래도 괜찮은 녀석과 우연 같은 인연을 만들어가고 인연을 연애로, 다시 결혼까지 가기에는 갈 길이 멀다. 일단 여러 환경적 요인도 받쳐줘야 하고(예를 들어, 집이 같은 방향이다. 뭐 이런 거?) 내가 가진 외모적인 조건 외에 다른 상황들을 매력적으로 만들기 위한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나는 이런 인위적인 노력 없이 내 모습 그대로를 사랑해줄 남자가 좋다고 말하는 이들이 있을 수도 있겠다. 하지만 상대가 당신에 대한 아무런 매력과 정보가 없는 상대에서  당신 그대로를 이해해주고 싶은 의지가 생기겠는가. 그 단계까지 가기 위해서는 무언의 유혹과 설득, 인연을 만들어가려는 치열한 노력이 필요하다.


 왜?! 내가 좋아하는 남자들은 인기가 많은지, 왜?! 다 여자 친구가 있는지. 속상하지만 그래도 언젠가 내 짝이 있겠지 기대하며 노력한다. 연애 관련 책을 섭렵하고 전략을 습득하고 외모도 꽤 공을 들여 꾸민다. 썸남에게 상처 받기도 하고, 썸남도 안 되어주는 그 녀석을 짝사랑하기도 하고.. 그녀의 연애시작은 쉽지 않다.



  

  그녀들의 연애와 결혼생활. 누가 더 힘들까. 아니, 왜 굳이 외모를 가지고 이런 비교를 하려고 할까. (특히, 여성에게)외모가 연애의 가장 중요한 경쟁력이라고 다들 쉽게 이야기하지만 여기에서는 조금 다른 얘기를 하고 싶기 때문이다. 물론, 연애를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일종의 게임이나 유희?정도로 여기면서 상대가 나에게 하는 헌신, 밀당 그 자체를 즐기길 원한다면 예쁜 여자(혹은 잘생긴 남자)가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하지만 진짜 나의 인연을 찾기 위한 과정, 평생을 함께 할 상대를 찾는 과정으로 진지하게 생각한다면 외모는 약이자 독이기도 하다.


  외모적인 매력이 넘치는 그녀는 새로운 모임에 들어가면 당장에 주목을 받는다. 대놓고 혹은, 전략적으로 접근하는 남자들 사이에서 그녀는 (같은 조건? 이라면) 나에게 더 잘해주는 사람, 혹은 더 적극적으로 애정을 표현하는 남자를 선택할 확률이 높다. 그녀에게 적어도 연애의 시작은 선택하는 과정이며 (의도적이든 아니든) 평가하는 과정이다.


  이렇게 몇 번의 연애를 거쳐서 최선을 다한 선택(?)의 결과, 한 사람과 결혼을 하게 된 그녀. 예쁜 여자라고 연애가 장난이고 결혼이 쉬운 것은 아니다, 진지했고 진심으로 사랑해서 결혼에 이른다. 하지만 그가 변했다. 결혼 전에 매너 좋고, 자상했던 그 남자는 어디로 갔는지. 예전에 걔랑 결혼했으면 더 잘해줬을 텐데. 별 생각이 다 든다.


  남편 입장에서는 좀 억울하다. 톡 까놓고 말해서 결혼 전에 뭘 못하겠는가. 그녀를 얻기 위해서 만날 때마다 헌신을 아끼지 않았고, 사랑을 표현하기 위해 진심으로 최선을 다했다. 하지만 그건 그녀를 얻기 위한 일종의 나의 노력이었지 일상생활이 아니다. 직장에서 어떤 결과를 얻기 위해 최선을 다했던 것처럼, 나의 기쁨이 되고 사랑하는 그녀를 위해 기꺼이 진심으로 최선을 다했고, 나의 집에 돌아와서는 휴식하고 재충전 했었다. 그런데 이제는 그 휴식 공간에 그녀가 있다. 그리고 연애 시절과 같은 헌신과 배려, 매너를 요구한다. 쉴 곳이 없다. 그 역시도 이런 상황이 낯설다. 힘들고 피곤하다.




  결혼은 서로의 일상을 포개는 과정이다. 연인들이 예쁘게 차려입고 혹은, 트레이닝복에 맨얼굴이라도 정상적인 상태(?)로 가끔 만나서 재밌게 놀거나 아니면 엄청나게 싸우거나 하는 것과는 서로의 밑바닥이 드러나는 격 자체가 다르다. 방귀소리 텄다고 결혼한 것 같네, 호호호, 하기에는 두 사람이 만나 함께 (많은 경우)아이를 키우며 살아가는 일상은 생각보다 더 치열하고 부딪치고 치사하고 불쌍하다.


  그래서 단순히 연애시절의 헌신도가 아니라 이 사람과 진짜 평생의 짝이 될만한 지 성격, 기질적인 합을 맞춰보는 과정이 필요하다. 성격이나 기질은 상대의 필터를 거쳐서 다시 나타나기 때문에 이 사람의 장점이 누군가에게는 단점으로 여겨질 수도 있고, 또 반대의 경우도 있다. 그와 내가 서로의 장점을 극대화하고 단점을 포용할 수 있는지, 그래서 서로 성장하는 관계가 될 수 있는지 확인이 필요하다. 이게 어떤 조건보다, 스펙보다 중요하다. 그런데 예쁜, 멋진 외모로 가려진 상대의 기질은 서로의 진짜 모습을 파악하기 어렵게 만든다.


  (연애를 나와 평생 인연을 맺고 진심으로 사랑하는 사람을 찾는 한 단계로서 생각한다면) 예쁜 여자는 보통 여자 못지않게 어려운 숙제가 있는 셈이다. 그가 진짜 어떤 사람인지 파악할 것. 이는 그녀의 남자친구도 마찬가지다. 그녀의 성격은 시간이 갈수록 조금씩 드러난다. 하지만 예쁜 여성을 여자 친구나 아내로 얻는 것을 일종의 능력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그녀를 놓치기 싫은 그는 상당부분 용서하고 넘어간다. 결혼 후에는 이야기가 다르다. 그동안 그녀의 단점을 용서할 수 있고, 이해할 수 있도록 쉼을 제공해줬던 그 공간에 그녀가 들어와 있다. 이해하고 참기가 힘들다. 그래서 결혼 후에는 크게 부딪친다. 당연히, 그는 변하지 않았다. 그녀도 그도 서로를 몰랐을 뿐이다. 이 과정에서 과거 연애시절 잘해줬던 남친, 여친과 비교하며 원망을 쌓아간다면(아마 그들도 결혼하고 다 똑같이 변했을걸?) 생각보다 빨리 심각한 권태기에 빠지게 될 수도 있다.


  “잘해줘서 결혼했다.”, “(대놓고 말은 못해도)예뻐서 결혼했다.” 라는 건 결혼에 관한 가장 어리석은 기준 중에 하나가 아닐까. 결혼 전에, 연애시절에 반드시 고민해봐야 한다. 나에게 얼마나 잘해주느냐,가 아니라 상대의 기질과 성향, 주어진 일에 대처하는 태도와 자세 등등 진짜 이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주로 단점에 비추어)내가 감당할 수 있는 사람인가.




  잠시 잊고 있었던 보통 여자에 대해서 이야기해볼까. 반대로 보통 여자들은 누군가의 일방적인 의도나 구애가 아니라 자연스러운 일상 속에서 천천히 친해지면서 서로의 진짜 모습을 알아갈 수 있는 기회가 더 많이 열려있는 셈이다.

  처음에는 잘 몰랐지만 알아갈수록 괜찮은, 외모보다 그 이상의 매력이 있는, 평생 함께하면 좋을 것 같은, 기타 등등. 여러 가지 수식어를 달고 그녀의 매력은 시간이 지날수록 드러난다. 원래 주어진 외모가 아니라 스스로 갈고 닦은 깊이와 강점이기 때문에 점점 더 빛을 발한다. 보다 솔직하고 진솔하게 상대를 파악할 수 있었기 때문에 그래서 결혼 후에도 상대적으로 서로에 대한 실망이나 실수가 적다. (이미 어느 정도 파악을 하고 결심한 결혼이니까. 물론 그래도 엄청 싸운다.)


  필자는 개인적으로 이런 (본인 스스로 외모가 예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보통 여자를 알고 있다. 그녀의 말에 의하면 처음에 어떤 모임에 가거나 소개팅을 하면 그녀에게 관심을 보이는 남성은 그렇게 많지 않다고 한다. 하지만 모임에서는 두세 달 후, 두 사람이 집중적으로 대화하는 소개팅 경우는 두세 시간 후면 남성들의 태도가 많이 바뀌어있음을 느낀다. 스스로 나의 매력이 뭘까 생각해보니 상대를 즐겁게 해주는 특유의 밝은 태도와 유머, 가벼운 배려 등이 비결인 것 같다고 한다. (매력은 사람마다 다르다. 이걸 어떻게 발견하고 발전 시키느냐는 다음 기회에..)



  뜨겁게 사랑하되, 냉정하게 고민해야한다. 헤어짐을 예정하고 만나는 결혼은, 연애는 없다.(드라마 빼고) 평생을 함께할 사람을 만나는 일은, 그(그녀)와 인연을 이어가는 일은 보통 여자에게도, 예쁜 여자에게도 어렵고 힘들다. 하지만 설레고 기대되는 과정이기도 하다.


 솔로인 당신, 예쁘다고 교만하지 말고(결혼하면 후회한다.) 예쁘지 않다고 실망하지 말자(결혼하면 전세역전!). 중요한 건 진정한 인연을 찾기 위해 진짜 나를 알고 상대를 발견해나가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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