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무심해질 것이다

관계, 성공, 존재의 무심

by 우현수

더 무심해져야 한다.


' 관계에서의 무심 '

무심하다는 말을 많이 들어왔다.

가족들에게는 말할 것도 없고 친구나 애인에게서도 마찬가지였다. 무심의 뜻을 글자 그대로 해석하자면 ‘마음이 없다’는 것인데 과연 그랬을까? 아마도 마음은 많았지만 그들에게 쓸 마음보다는 나에게 쓸 마음의 양이 훨씬 많았을 것이다. 그렇다고 타인에게 쓸 마음을 절약한게 아니라 나에게 쓰는 마음을 과소비했다. 나는 충분히 줬는데 그들이 너무 작게 받았다고 여기는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일 것이다. 습관처럼 굳은 소비행태를 하루 아침에 바꾸기란 쉽지가 않다. 마음 씀씀이도 마찬가지다. 여전히 나는 가정에서 무심한 남편이자 아빠이고 직장에서 또한 무심한 동료이자 상사로 살아가고 있다. 상황에 따라 다르긴 하겠지만 앞으로도 크게 달라질 것 같진 않다. 무심함으로 상처받을 미래의 주변사람들에게는 무척 미안한 얘기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스스로에게 마음 쓰는 시간은 나에게 있어 그 어떤 일보다 중요하다. 그 시간을 통해 나는 성장하고 단단해지기 때문이다. 그래야 내 주변 사람들도 그런 에너지를 받아 좋은 방향으로 변하지 않겠는가. 그런 핑계로 나는 오늘도 무심 모드다. 가끔은 내가 가진 유일한 장점이 ‘무심함'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한다.


' 성공에서의 무심 '

마음을 비워야 한다는 말은 지겹도록 들어 온 말이다. 모든 종류의 스포츠에서 해설가들이 앵무새처럼 반복하는 말이기도하다. 지겨워도 계속해서 들려 오는 말이라면 그말에 대한 가치를 다시 평가해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마음을 비운다는 것은 욕심을 비운다는 말이기도 하고 생각을 비운다는 뜻이기도 하다. 욕심만 부린다고 성공할 수 없고 생각만 많아선 쓸모가 없다. 적당히 비우고 적절한 것은 남겨야 한다. 애초에 가진게 없어서 버릴게 없다면 오늘 쌓인 짜증이나 불만 등의 감정이라도 버려야 한다. 성공한 사람들의 비결을 보면 이러한 비움의 균형감각이 돋보인다. 그들이 가진게 많아서라기 보다는 비워야 더 많이 채울수 있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일 것이다. 하루 아침에 되지는 않을 것이다. 마음을 버리는데에도 연습이 필요하다. 비운만큼 더 많이 채울수가 있다.


' 존재에 대한 무심 '

나를 내려 놓는다는 말도 참 오래 들어온 말이다. 여기서의 무심은 나에 대한 생각을 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자의식이 비워진 마음은 더 큰 세계를 그려 나갈 수 있는 캔버스가 된다. 그러한 초월의 공간안에서는 다양한 생각과 상상의 꽃들이 쉽게 피어난다. 나를 버림으로써 더 큰 세계를 만나고 더 큰 자아로 확장될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사실을 머리로만 이해하고 실제로 그런 기분을 느껴지는 못했다. 아직 자의식을 완전히 버릴 수 있을 만큼 성숙한 인간이 못 돼서일 것이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내 존재에만 집착해서는 내가 꿈꾸는 더 크고 나은 미래를 만날 수 없다는 것이다. 내 존재에 대해 더 무심해져야 한다. 나를 잊어야 한다. 지워야 한다. 계속해서 지우고 쓰고 지우고 쓰고를 반복해야 한다.


더 무심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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