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도 여름의
끝자락이었을거예요.
점심을 먹고
회사로 돌아가는 길에
플라타나스 안에
숨어있던 스나이퍼를
발견했어요.
저렇게 숨어서
그동안
이 도시를
밝혔던거구나.
우리의 밤길을
지켜줬던 거구나라는
생각을 하다가
그 윗편을 바라보니
손톱같은 달이 떠 있는 거예요.
가로등도 그렇고
달도 그렇고
현란한 사인처럼
강렬하지 않지만
태양처럼
눈부시진 않지만
우리 옆에서
조용히
그 자리를
지켜주고 있었다고
생각하니
그렇게
내 옆을 말없이
지켜주는 사람들에게
고마운 생각이 들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