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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현수 Jul 18. 2019

숨어서 이 도시를 밝히다


아마도 여름의

끝자락이었을거예요.

점심을 먹고

회사로 돌아가는 길에

플라타나스 안에

숨어있던 스나이퍼를

발견했어요.


저렇게 숨어서

그동안

이 도시를

밝혔던거구나.

우리의 밤길을

지켜줬던 거구나라는

생각을 하다가


그 윗편을 바라보니

손톱같은 달이 떠 있는 거예요.


가로등도 그렇고

달도 그렇고


현란한 사인처럼

강렬하지 않지만

태양처럼

눈부시진 않지만


우리 옆에서

조용히

그 자리를

지켜주고 있었다고

생각하니


그렇게

내 옆을 말없이

지켜주는 사람들에게

고마운 생각이 들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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