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각의 핀을 맞추는 작업

by 우현수


디자인 서비스 업을 하다가
회의감이 몰려 올 때는
이런 경우가 아닐까 합니다.

시장 상황이 이러 이러하니,
시장 전략을 이렇게 짜야하고,
그에 따라 브랜드 컨셉을 이렇게 설정해
브랜드 가치를 담아낼 스토리를
이러 이러하게 만들겠다고,
한참을 불라불라 말하다 보면
상대에게서 이런 질문이 나옵니다.

그래서
‘디자인을 어떻게 할 건데요 ?’

그 말을 듣는 순간.

지금까지 고민하고 연구했던 것들이 다 부질 없는 것이었나 라는 생각이듭니다. 그 시간에 실질적인 시각물을 만들어 보여줄 걸, 시키지도 않는 것까지 괜히했다는 후회와 함께요. 차라리 마트 선반 위 반찬들처럼 A부터 Z까지 디자인물들을 쫙 늘어 놓고 이것저것 올려두고 입맛에 맞는 걸 고르게 했어야 한다는 생각에 어깨가 축 늘어집니다.

고객사의 입장에서는 어느 정도 이해도 갑니다.
추상적인 개념들은 눈에 잘 보이지 않는 것들이니까요.
상상하기 어렵죠. 눈에 안 그려지니 얼마나 답답하시겠어요.

그래서 이부분을 보완하기 위한 방법으로 저희는
‘디자인 방향 설정을 위한 감각의 맵’을 만들기도 합니다. 앞으로 디자인이 가야할 시각적인 방향성을 기존에 나와있는 디자인 소스들을 이용해 스타일이나 표현법들로 분류하는 작업입니다. 이 맵을 통해 고객사에서는
앞으로 진행할 디자인의 방향성을 짐작해 볼 수 있고,
저희 입장에서는 목표하는 디자인에 더 집중해서
제안할 수 있습니다. 앞단의 개념들에는 동의하는데, 뒷단의 디자인이 맞지 않아서 헤메는 걸 방지하는 역할도 해줍니다. 전체적인 프로젝트 빠르게 진행할 수 있습니다.

디자인은 결국 보여지는 감각이 가장 큰 부분이고,
그 보여지는 방식과 표현 방법을 결정하는 게
디자인 프로세스 중에 가장 중요한 요소입니다.
아무리 멋진 개념이라도 감각이라는 포장으로 감싸지지 않으면 그건 박제된 개념입니다. 생명력이 없는 개념에 사람들은 별로 반응하지 않습니다. 디자인이 필요하고 존재하는 이유입니다.

이런 점에서 보면 디자인은
고객사와 에이전시간
‘개념의 공감’ 과정이기도 하지만,
결정적으로는
‘감각의 핀’을 맞추는
과정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감각의 핀이 맞을만한 파트너를 찾는 일에
고심하고 시간을 쏟아야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 같습니다.


사실 이상적인 관계란
서로 맞추기 위해 애써야하는 게 아니라,
어느 정도 핀이 잘 맞아서
크게 노력하지 않아도 되는 관계니까요.


감각의 핀을 정밀하게 맞추시고 싶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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