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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일상 생각

말해 뭐해라는 생각이 들 때 시도하는 대화

씽킹브릭

by 우현수

사람이 변한다는 말을 잘 믿지 않는 편입니다.
저 자신이 그걸 증명합니다.
유년기 때도 그랬고, 학창시절에도 그래왔고,
성인이 된 지금도 전과 크게 다르지 않거든요.
할아버지가 돼도 그럴 예정이니까요.
어렸을 때부터 봐 온 친구들도 마찬가집니다.
성인이 다 돼도 비슷비슷한 기질과 성격으로
살아가더군요.

제 경험에 비추어 생각하니
종교에 귀의하거나 한사람의 존재를 뒤 흔들만한 충격이 아니라면, 대부분 타고난 기질대로 평생을 살아가다 가는 것이 보통인 것 같습니다. 물론 논리적 근거는 없지만, 그 가정이 사실이라면 기질의 차이를 인정하는 것이야말로 좋은 관계를 위한 시작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른 사람이 도저히 이해할 수 없고 납득이 안돼는 행동을 하는 건 어쩌면 당연한 상황입니다. 내가 그 사람의 기질로 살아보지 않았으니까요. 이해한다고 하는 게 오히려 거짓말이겠죠. 이런 생각을 하면 이해의 폭이 조금 더 넓어집니다. 물론 복합적인 기질이 있는 종잡을 수 없는 사람은 예외로 하겠습니다. 정신적으로 아픈 사람들도 물론 있습니다.

말해 뭐해 라는 생각이 들때가 정말 많습니다.

내 생각과는 다를 게 뻔한 저 사람에게 말을 하느니 내 시간만 아깝다는 생각에서죠. 예상했던 그대로 역시나 그럴때도 많지만, 알고보니 전혀 그렇지 않을 때도 많더군요. 그 사람은 의도가 있어서 하는 행동이 아니라, 타고난 기질이 그게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겁니다. 상대가 말해주기 전에는 모르죠. 이상하다고도 느끼지 못합니다.

그럴 때 필요한 게 대화의 기술이 아닌가 싶습니다. 상대방의 기분이 상하지 않게 하면서 내가 원하는 바를 얻는 기술. 기술이라고 표현해서 조금 그렇지만 다른 게 아니라 기본적인 어떤 매뉴얼이 있는 것 같아 그렇게 표현했습니다.

첫번째는 서두르지 않고 기다려주는 여유입니다. 설득하려고 성급하게 다가가려다가 오히려 뒷걸음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천천히 여유있게 다가가야합니다.

두번째는 당신에게 관심이 있다는 시그널을 계속 주는 것입니다. 잘 들어주고 잘 반응해줍니다. 질문합니다. 해야하니까 하는 질문이 아니라 진심으로 궁금한 것이라야합니다.

마지막으로 정공법적인 태도를 유지하는 기술이 아닐까 합니다. 돌려거거나 숨기지 않고, 있는 그대로 말하고 동의를 구하는 태도가 그것입니다. 숨기면 금방 들통나는 게 관계라는 망이 아닐까합니다.

이 세가지가 나와 다른 기질을 가진 사람과 잘 지내기 위한 대화의 기술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기질이 모두 다른 직장 동료들과 가족들에게 쓰면 좋은 기술들입니다. 사실 누구나 아는데 실천하기가 참 쉽지 않은 것들입니다.

모든 기술의 연마에는
고난의 과정이 있기 마련입니다.
더구나 기질이 다른 사람과의 대화는 더욱 그럴겁니다.

여유를 잃을 정도의 어이없는 답변을 들었다거나,
그 사람에게 관심을 유지할 에너지가 내게 없거나,
자꾸 돌려 말하고 싶고 그 상황을 피하고 싶을 때는
이 게 다 나를 수련하는 일이고
더 나은 내가 되기 위한 길이라고
생각하면 조금이나마 힘이 생기는 것 같습니다.

결론은
‘말해 뭐해’라는 생각이 들때마다
그래도 대화를 시도해 보자는 것이었습니다.
상대가 아니라 나를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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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하는말
#관계 #기질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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