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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현수 Feb 01. 2020

양말이 자꾸 흘러 내립니다.

출근 길인데 자꾸 양말이 흘러내립니다.
발목을 잡고  버티고 있어야하는데
 걸음가면 풀려서 흘러내리고,
어정쩡하게 허리를 굽혀 다시 올리면
 스스르 흘러내리고,
 신경이 이만저만 쓰이는  아니더군요.

발이 편해야 일이 잘되죠라는
광고 카피는 정말  지은  같습니다.
이런 상황이 발생할 때마다 머리에
뿅하고 나타나니까요.

힘없이 흘러내리는 양말을 원망하면서
조금 걷다가 생각했습니다.
 양말이 언제 산거지?
 기억에는 5년도 넘게 된일 같네요.
양말 전문 쇼핑몰에서 패턴이 맘에 들어
세개 구입했던 것들 중에 하나였죠.

색상과 디자인도 맘에 들었지만,
무엇보다 신었을 때의 적당한 쫀쫀함과
발목에  달라 붙는 핏이
너무 좋았습니다.

그런데 그게 벌써 5년전이었네요.
여전히 발등은 쫀쫀하게 감싸주지만
발목 위의 탄성은 거의 없어졌습니다.
지금까지 버텨  것도 대단합니다.

양말을 탓할  아니었습니다.
이미 자신의 한계점을 넘어  양말을
이렇게 까지 부려먹은 제가 
잘못인거죠.

이미 유효기간이 넘은 음식은
당연히 바꿔야합니다.
내구성의 한계를 뛰어넘은 제품들도
교체를 해야하구요.
겉은 멀쩡하지만 십년  입지 않고 있는
옷장의 옷들도 버리는  맞죠.

생각해 봅니다.
이미 유효기간을 넘기고도
미련이 남아서 또는  몰라서
붙잡고 있는 것들에 대해서요.  
 
#씽킹브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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