씽킹브릭
제 비밀번호 네자리를
알려드리겠습니다.
그 건 바로
초등학교 단짝 친구의
집전화 뒷자리입니다.
졸업 후로는 만난 적도 없고
소식을 들은 적도 없고
지금은 연락도 안돼는
친구의 집전화 번호를 잊지 않고,
지금까지 쓰고 있는 이유를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여전히 저는 하루에도 몇 번씩
네자리 숫자를 누루고
그 친구 얼굴을 떠올려야
휴대폰 잠금을 풀 수 있고,
은행 업무를 할 수 있고,
사무실에 들어갈 수 있습니다.
문득 그리워지네요. 그 친구가.
어디서 어떻게 살아가고 있을지.
전화번호 앞자리까지 기억이 난다면
한번 연락을 해보고 싶은 날입니다.
# 씽킹브릭
#비밀번호의비밀
#비밀로해주세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