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이란 게
다 비슷한 성분에
다 비슷한 회사에서 만들지만,
그럴듯한 브랜드스토리를
붙여 비싸게 파는 제품이라는
불신이 있었습니다.
불과 손가락만 한 게 몇 만원을 넘어가고
명품 화장품들은 몇 십만원이 넘어가는
경우도 있는데요.
저는 그 게 기능적으로 얼마 다를지
정말 의심이 많이 가더군요.
대동강 물을 팔았다던 봉이 김선달과
다를 게 뭐가 있을까 싶을 정도로요.
이미 노화가 시작된
피부에 아무리 좋다는 성분을 바른다고
그 게 이전으로 돌아 가는 걸까요?
깨진 독에 물넣기는 아닐까요?
그런데
과연 사람들이 그걸 모르고
화장품을 사고 바를까요?
최근 화장품 프로젝트를 계기로
우리가 매일 거울 앞에 서는 이유에 대해
곰곰히 생각하게 됐습니다.
어느 한순간 그런 생각이 들더군요.
라구요.
내 자신의 아름다움을 위해,
어떤 사람에게 잘 조이기 위해
백프로 확신도 없고
금방 나타나지도 않을 그 행위에
그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돈을 쓰는 일이니까요.
이런 일이 세상 어디 있겠어요.
여성들만큼은 아니지만 저 또한
가끔 야심한 밤에 조용히 그 의식들을
치를 때가 있습니다.
내일 중요한 미팅이나 보고가 있을 때죠.
그 의식은 바로 얼굴에 마스크팩을 붙이고
있는 일이구요.
몇 달에 한번 꼴로 하던 걸
하루 전에 한번 한다고
무슨 효과가 있을까마는
그 행위 자체가
내일 만나는 사람에 대한
나를 기다려주는 사람에 대한
준비와 예의라고 생각하면
자세가 달아집니다.
이런 생각에 이르자,
화장품 산업이 조금은 이해가 갔습니다.
사기를 치는 게 아니라,
고객들의 정서적 만족감을
채워주고 어루만져주는,
아름다워지고 싶은 욕망의 의식을
치르기 위한 재료를 만드는 일이라구요.
화장품에 대한 인식이 바꼈으니
이제부터 각 브랜들들이 가진
정서적 세계관들을
하나 하나 살펴보는 일이
정말 흥미로워질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