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우현수 Oct 07. 2020

의미있는 디자인, 감각적인 디자인

뭐가 더 중요할까

디자인에 철학, 가치, 의미를 담는 건 중요한 일이다. 다만 거기에만 갇힌다면 결코 좋은 디자인이 나올 수 없다.
어떤 대상에 감각이 느껴지지 않는데 어떻게 마음이 
움직이고 좋아질 수 있을까. 감동없는 디자인은 의미만 
남은 박물관의 화석과 같다.

우리가 어떤 디자인을 봤을 때 좋았다면 그 건 '좋게 생각한다'기 보다는 '좋게 느껴진다'일 가능성이 크다. 좋다는 건 생각이라기보단 감정과 느낌이기 때문이다. 결국 우리에게 사랑받는 디자인은 느낌이 있는 디자인이다.

디자이너라는 타이틀을 달고서 한동안 의미에만 집착한 
나머지 억지스럽고 괴상한 디자인을 많이 생산해냈다.
그걸 벗어나기가 참 어려웠다. 가끔이지만 지금도 긴장하지 않으면 그런 방향으로 흐를 때가 간혹 생기기도 한다.
그 걸 피하기 위해 디자인 할 때마다 '감각'이라는 글자를 마음 속에 꾹꾹 새기고 시작한다. 그런 습관을 들이고 부터는 의미라는 굴레에서 조금은 자유로워졌던 것 같다.

아무리 담긴 뜻이 깊다 한들 너무 깊어서 그 끝을 알 수 없고 그 뜻까지 보이지 않는다면 무슨 소용일까. 담아냈다는 철학은 너무 훌륭한데 감각들이 후지면 어떡할까. 당신을 너무 사랑하는데 그 사랑의 마음을 말로이나 글로, 행동으로 표현 못한다면 상대는 절대 느낄 수 없을 것이다.

십년 전에 나에게 누군가가 '당신은 디자인에 있어서 의미가 중요한가요? 감각이 중요한가요?'라는 질문을 했다면 당연히 '의미'라고 답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 똑같은 질문에 답하라고 한다면 망설임없이 '감각'이라고 할 것이다. 결국 우리는 감각의 동물들이고 감각이 느껴져야 사랑하게 되니까.

그런 점에서 보면 디자이너에게 있어 가장 두려운 일은 감각을 잃거나 올드해지는 게 아닐까. 나이가 들어가더라도 감각만은 나이들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은 모든 디자이너들의 꿈이지 않을까 싶다. 감각의 날이 무뎌지지 않기 위해 항상 꾸준히 관리해가야 갰다는 생각이 든다.

#매거진브랜디 #의미와감각 
#좋은디자인의요건 #감각의날
#좋아하는디자인사랑하는디자인


매거진의 이전글 우리 서비스 여정에는 신호등이 없을까 ?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