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BRIK 소식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우현수 Mar 22. 2022

늙지 않는 감각을 유지하는 법

올해 배철수의 음악캠프 배철수 DJ님이 32주년을 맞이했다고 한다. DJ 경력으로만 벌써 청년의 나이가 된 이 라디오 진행자는 1953년생으로 현재 나이가 무려 칠십이다. 그런데도 아직까지 국내외 최신 팝음악을 소개하는 라디오 프로그램의 DJ를 하고 있다.


배DJ 특유의 말투와 목소리의 말할 것도 없고 프로그램 중간 중간 던지는 시선과 생각을 담은 멘트는 나이가 생각나지 않을 만큼 언제나 새롭고 젊어서 좋다. 내가 이렇게 감탄하며 들은지도 벌써 20년이 훌쩍 넘어가고 있다. 나는 나이를 먹어가는데 그분의 목소리 톤과 에너지, 생각은 아직도 20대 청년의 기백을 가지고 있는 듯하다.


아직도 저녁 퇴근 시간즈음에 차로 이동할 때면 꼭 듣곤하는데 그 때마다 그 비결이 뭘까를 몇 번 생각했었다. 내가 내린 결론은 끊임없이 새로운 음악 최신의 음악을 듣기 때문이라는 거였다. 음악은 곧 감각이고 감각을 최신의 것들로만 채울 수 있다면 외모의 늙음과는 다르게 감각만은 계속해서 새것으로 채울 수 있는 게 아닐까. 더구나 배DJ의 경우에는 하루도 거르지 않고 그걸 적극적으로 지배적으로 채우고 있으니 왠만한 젊은 사람보다 훨씬 젊은 감각을 유지할 수 있는 이유가 될 거라는 생각이 든다.


그건 다시 말해 젊은 귀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고 젊은 귀는 열린 생각과 신선한 아이디어를 가져올 수 있는 기반이 될 것이다. 결국 이런 새로운 감각의 수용이 배DJ가 칠십의 나이에도 젊은 감각을 유지할 수 있게된 비결이 아닐까 싶다.


언젠가 미술 전시회에 갔는데 국내 손꼽히는 유명 패션디자이너를 만난 적이 있다. 티비 출연을 할 때마다 보이는 신선한 생각과 아이디어들을 보면서 참 대단하다는 생각을 했었던 분이셨다. 주변의 시선을 아랑곳하지 않고 작품들을 이리저리 세심하게 살펴 보면서 메모하시는 모습이 참 멋져보였다. 패션 디자인과는 직접적인 연관성이 없는 순수예술 회화 전시였지만, 이곳에서 어떻게든 하나라도 영감을 얻어가려 열심인 모습이 보기에 좋았다. 누구나 아는 유명 화가의 전시가 아니었지만, 관심을 갖고 바쁜 시간을 내서 전시관까지 왔다는 사실에, 배우고 공부하는 진지함이 배어있는 듯한 모습에 전시회의 감동과는 또 다른 감동을 느꼈던 기억이 있다.


넷플릭스가 나오기 전에 왓차플레이를 통해 영화를 많이 봤었다. 왓차플레이에는 SNS에서 연결된 사람들이 어떤 영화를 봤고, 어떤 영화에 어떤 평점을 줬는지, 최근에는 어떤 영화를 봤는지 알 수 있게 돼있었다. 연결된 분 중에는 아주 유명 디자이너 한 분 계셨다. 내가 그 분을 처음 알 게 된 건 인터넷 초창기에 웹디자이너로 이름을 날릴 때부터 였으니 거의 20주년이 된다. 그런데 그분의 영화 목록을 보고 놀라움을 넘어 경이로울 정도의 느낌을 받았던 기억이 난다. 왓차에 나와있는 영화를 거의 보지 않은 게 없을 정도로 다 본 걸로 나왔기 때문이다. 그 히스트를 채울려면 수십년간 하루에 1편 이상의 영화를 봐야 나올 수 있는 분량이었다.


그 걸 보면서 내가 지금까지 봐왔던 그분의 크리에이티브하고 자유로운 발상의 원천이 여기에 있었구나라는 생각을 하게됐다. 지금도 중년의 나이답지 않는 젊고 유쾌한 감각으로 나에게 꾸준한 영감을 주시는 분이다.


그러고 보면 음악 못지 않게 영화도 이 시대의 감각을 대표하는 종합예술이자 문화다. 그 걸 놓치치 않고 본다는 건 그만큼 지금 이 시대의 감각을 놓지지 않는 것 아닐까. 어쩌면 가장 빠르고 쉽게 그 감각을 취할 수 있는 수단이겠다는 생각이 든다.


음악과 영화를 통해 신선한 감각에 노출되는 기회를 늘리고 좋은 영감을 받는 분들을 보면서 나 또한 그럴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왠만하면 알고 있던 들었던 노래만 반복하기 보다는 음악앱에서 추천해주는 '떠오르는 팝'이나 '서울 어반사운드'같은 지금 시대를 대변할만한 음악을 듣고 있다. 영화나 드라마도 현재 이슈가 되는 것들은 왠만하면 놓치지 않으려고 한다.


생물학적인 노화가 일어나고 나이가 먹어 가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다. 하지만 새로운 일을 만들어내고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야하는 사람이라면 항상 시장의 요즘 감각을 눈여겨 보고 주의를 기울여야한다. 그 걸 위해 가장 좋은 방법이 지금 바로 여기에서 사람들이 듣는 음악을 들어 보고 현재 가장 이슈가되는 영화를 찾아 보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 아닐까 싶다.





[매거진 브랜디] 아래 링크 뉴스레터를 구독하시면 위와같은 콘텐츠를 1-2주에 한번 이메일로 보내드리고 있습니다.

 https://maily.so/brandee


매거진의 이전글 하다보면 생기는 일의 의미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