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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현수 Apr 25. 2022

고객이기 전에 친구가 되는 법

요즘 가장 재밌게 보고 있는 유튜브 채널은 ‘터키즈’다.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터키즈’는 유재석과 조세호가 진행하는 ‘유퀴즈’를 패러디한 프로그램이다. 터키 전통 복장을 한 MC 이용진이 코믹한 말투로 스타들을 인터뷰한다. 출연자들을 보면 한결같이 너무나 즐겁고 편안해보인다. 공중파 인터뷰에서 느껴졌던 경직된 표정이 하나없다. 보통 이 프로그램의 촬영 시간은 1시간 정도 밖에 안된다고 한다. 그만큼 짧은 시간에 솔직하고 밀도있는 인터뷰를 한다는 방증이겠다. 


더 놀라운 건 소속사를 옮기거나 민감한 사생활 관련 질문도 쉽게 오간다는 거다. 질문자도 가볍게 묻고 받는 사람도 편하게 답하는 모습이 꾸밈없고 자연스럽다. 원래 스타들의 모습이 보인다. 저 멀리 다른 세계에 사는 사람이 아니라 우리 일상 안에 들어와 있는 친구처럼 가깝게 느껴진다. 전반적으로 화기애애하고 유쾌한 인터뷰라 그런지 스타들 또한 자신의 모습을 솔직하게 드러낸다. 보는 시청자들 또한 스타의 새로운 매력을 발견하게 된다.


이런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프로그램 제작진들의 많은 노력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건 인터뷰에 응하기 전 출연자들의 마음가짐 때문이 아닐까 싶다. 이들은 이미 웃을  준비가 된 상태로 나온다. 이렇게 무장해제가 되어 상대에게 마음을 열고 나온 상황에서는 어떤 대화도 가능하다. 무거운 주제도 가볍게 만들 수 있다.


학원 인테리어 사업을 하는 후배를 만나 이런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자신의 사업 성공에는 블로그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한다. 창업 초기부터 수년간 인테리어 실적을 공사가 끝날 때마다 꼼꼼히 업로드 바로 바로 업로드를 했다고 한다. 그 게 큰 자산이 되어 따로 영업이 필요하지 않았다고 한다. 수주의 대부분이 수년간 쌓아온 실적과 콘텐츠를 통해 이뤄진 것이다. 실적의 숫자들이 커질수록 신뢰도 더 쌓였고 고객들도 많이 찾아왔다고 한다. 


특히 이 후배의 말 중에 인상적이었던 말이 있다. 이 분들과 미팅을하면 나를 이미 다 알고 있는 사람처럼 여긴다는 거였다. 직접 만나 본 적이 한번도 없는데 말이다. 그 이유를 짐작컨데 직접 만나 본 적은 없지만 이미 블로그의 컨텐츠를 통해 후배를 만났다는 생각을 하기 때문일거라 후배는 짐작했다. 그렇게 알던 사람이니 경계하는 마음은 사라지고 대화도 잘 통한다고 했다. 고객이 그렇게 다가오니 후배 또한 그 믿음과 고마움 때문에 더 잘해드리고 싶은 생각이 든다고 했다. 전혀 모르고 일로써만 만난 고객과는 다르게 얘기도 잘 통하고  진행 속도 훨씬 빠르고 결과도 흡족한 경우가 많다고 한다.  


나 또한 그런 경험을 한 적이 있다. 얼굴을 본적도 없는데 이미 알던 사람처럼 친근한 이메일을 보내오고 메시지를 전해오는 고객들이 있다. 비록 화면의 텍스트지만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갑을 관계가 아닌 파트너로 대해 준다는 인상을 받는다. 존중과 배려의 말투가 있다. 그 분들을 보면 보통 나를 소셜미디어나 블로그를 통해 오랜 시간 봐온 고객들이다. 그런 고객에게 연락이 오면 친구처럼 반갑게 인사를 건넨다. 나도 덩달아 기분이 좋아진다.


일을 의뢰할 범위와 목적도 분명하다. 계약 후 일을 진행할 때도 훨씬 수월하다. 내가 올려둔 정보들을 충분히 숙지하고 있기 때문에 대응하는 내 입장에서도 편하다. 처음부터 구구절절 설명을 생략하고 바로 본론으로 들어갈 수도 있다.


이런 경험을 통해 인터뷰가 됐든, 일의 관계를 맺든 사전의 정서적 교감이 굉장히 중요하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이런 교감은 반드시 대면을 통해서만 이루어지는 건 아니라는 걸 알게됐다. 어쩌면 내가 올린 콘텐츠에 수년간 노출된 사람들은 나를 오래전부터 알고 지냈던 친구보다 어떤 측면에서는 나를 더 잘 아는 사람들이 아닐까라는 생각까지 들었다.


사업을 한다는 건 관계의 확장이라는 생각을 많이 한다. 어떻게 하면 우리 회사와 관계 맺는 고객들의 영역을 점점 크게 만들고 회사의 영향력을 점점 키울 수 있을지에 대한 문제를 푸는 과정인 것이다.


그런데 이런 관계를 가장 빨리 만드는 방법은 우리 회사를 고객들에게 많이 노출시키는 것이다. 많이 본 사람은 친근하다. 익숙해지고 거리감이 사라진다. 좀 못나도 잘나보인다. 객관보다 주관으로 바라보게 만든다. 잠재 고객들에게 최대한 우리 회사를, 나를 노출해야하는 이유다. 


내가 하는 사업이 어떤 사업이고, 어떤 과정을 거치며, 어떤 결과를 가져왔는지에 대해 미리 세세하게 친구에게 말하듯이 알려보자. 직접 말하는 방법도 좋지만 아무래도 홈페이지, 블로그, 각종 소셜네트워크등의 온라인을 통해 하는 게 훨씬 효율적이이다. 


일을 잘하고 잘하지 않고는 그 다음의 문제다. 익숙해지고 편한 관계가 형성된 후에 해도 늦지 않다. 그 때야 비로소 우리도 우리를 제대로 보여줄 수 있는 준비를 마치게 되고 고객들 또한 마음을 열고 우리의 말에 귀를 기우릴 준비가 되기 때문이다. 


그런 과정을 통해 신뢰가 쌓이면 관계는 지속된다. 쉽게 깨지지 않는다. 신뢰가 바탕이 된 호감은 일단 보기만해도 기분이 좋다. 함께하는 발걸음이 가볍다. 마음도 몸도 가벼우니 함께 더 빨리 더 정확하게 같은 목표를 향해 나아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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