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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현수 Jul 14. 2022

브랜드의 높이와 깊이

비즈니스를 시작할 때 반드시 가졌으면 하는 필수템이 있습니다. 바로 브랜드 이상과 철학의 자침이 있는 나침반입니다. 브랜드 이상의 자침은 브랜드 성장을 위한 비전과 목표입니다. 브랜드 철학의 자침은 브랜드가 지닌 정신과 핵심적 가치입니다. 이 둘이 가진 방향성에 따라 브랜드가 어디로 가야 할지 결정할 수 있습니다.


브랜드의 방향 이 외에도 브랜드의 높이와 깊이를 상징하기도 합니다. 이상의 높이만큼 브랜드가 성장하고, 브랜드의 깊이만큼 브래드의 수명이 결정됩니다. 이 둘 간의 균형도 중요합니다. 이상만 너무 높아서도 안되고, 철학만 너무 깊어도 안됩니다.


'이상의 높이' '철학의 깊이' 비슷한 길이를 가지고 균형을 잡고 나아가야 목표하는 곳까지 무리 없이 나아갈  있습니다. 험난한 파도가 일렁이는 환경 속에서도 균형을 잃지 않을  있습니다. 순간의 위기를  넘기면서 팔려나가는 브랜드를 넘어, 오래도록 사랑받는 브랜드가   있습니다.


창업 초기, 브랜드 론칭 초기가 중요하고 어려운 이유는 이러한 철학과 이상을 설정하고 고민하는 시기이기 때문이겠죠. 이런 시간을 놓치고 막상 사업이 시작되면 당장 해야  일들이 많아지게 됩니다. 그러면 다시 건드리기 정말 힘든 부분이기도 하죠. 이미 배가 출발했는데 잠시  내리고 바다 한가운데 서서 이상과 철학의 나침반을 설정하는 일은 쉽지 않습니다. 만약 그럴 일이 생겼다면 사업에 심각한 문제가 있을 때일 겁니다. 또한 멈췄다가 다시 움직이기 위한 동력을 일으키기 위해서는 처음 시작하던  배의 열정과 시간을 필요로 합니다. 조금 빠르게 가려다가  많은 시간과 비용, 에너지를 쓰게 되죠.




브랜드를 사람에 자주 비유합니다. 비슷한 점이 많지만, 사실 조건이 많이 다릅니다. 사람은 이미 태어나서 저절로 이런 것들을 갖출만한 충분한 시간을 갖습니다. 부모에게서 배우는 유년기를 거쳐 학교에서는 선생님께 사회에서는 선배들에게 배웁니다. 보통은 사회라는 망망대해에 나오기까지 준비 기간이 적어도 20년은 주어집니다.


그런데 우리가 하는 비즈니스는 어떤가요?


기껏해야 몇 년 몇 개월 만에 쓸만하고 매력적인 성인이 되어야 합니다. 급격한 신체적 변화와 자아 정체성을 확립해가는 혼돈의 청소년기는 생각할 겨를도 없습니다. 그럴만한 자본도 시간도 기다림도 없는 냉정한 세계입니다.


이러한 브랜드 생태계의 특성 때문에 저는 앞 서 설명드린 브랜드의 철학과 이상을 고민하고, 실행 기준과 체계를 잡는 일이 더욱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사람으로 치면 질풍노도의 청소년기를 슬기롭게 넘어가기 위해 치열한 고민의 과정이 되겠죠. 물론 이렇게 중요하고 어려운 일을 불과 몇 달의 짧은 시간에 완벽하게 해결하긴 쉽지 않을 것입니다.


그래서 일단은 최소한의 필수템이라도 마련해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그 최소한의 일이 앞 서 말씀드린 브랜드만의 철학을 땅 속 깊이 꽂고, 이상을 높이 세우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내구성이 강하고 장수하는 기업과 브랜드들을 살펴보면 모두 그렇게 시작했습니다. 그들만의 나침반을 가지고 목표하는 지점을 향해 성공적으로 다가간 브랜드들입니다.


바다 깊이 내린 닻과 같은 브랜드의 철학은 고객들의 마음속에도 단단하게 뿌리내릴 것입니다. 독특하고 매력 있게 나부끼는 이상의 깃발은 고객의 눈에 금방 띌 것입니다. 그런 풍경들을 이 비즈니스라는 거대한 바다에서 자주 마주쳤으면 좋겠습니다. 그런 거대 브랜드 범선들을 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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