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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현수 Apr 08. 2023

극단을 오가며 표현법 기르는 법

표현의 기술을 높이기 위해서는 극단의 표현을 오가는 훈련이 도움이됩니다. 극도로 길거나 짧게, 복잡하거나 단순하게, 자유롭거나 제약된 상태의 표현을 오가다보면 표현을 위한 근육들이 자연스럽게 붙는 느낌을 받습니다.


디자이너의 표현법에는 각자의 방식과 스타일이 있습니다. 하나의 컨셉으로 프로젝트 함께 진행하더라도 모두 다른 표현들이 나오죠. 마치 화가들이 같은 사물이나 장면을 그리더라도 모두 다른 그림이 나오는 것처럼 말이죠.


화가들도 자신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표현을 연마하기 위해 복잡한 것부터 단순한 것까지 굉장히 다양한 시도를 해왔다는 걸 알게됐습니다. 그들의 초기작들을 봐서는 지금의 표현 스타일을 전혀 짐작하기 어려울 정도로 말이죠. 점점 더 단순해지는 화풍이 있는가 하면 점점 더 복잡하고 깊어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저 또한 어떤 디자인을 할 땐 대상에 대한 표현을 최대한 복잡하게했을 때와 최대한 단순화했을 때의 조형 떠올리며 시작하고 있습니다. 브랜딩이라는 작업의 특성상 함축적이고 상징적인 표현이 중심이다보니 대부분이다보니 대부분 단순화된 표현으로 마무리될 때가 많지만, 그럴 경우조차도 복잡한 표현을 상상해본 게 단순성을 최대치로 올리는데 도움을 줍니다. 보이지는 않지만 결국은 단순성 안에 복잡함이 보이지 않게 숨어있는 있는거니까요.


글쓰기도 이와 비슷하지 않을까 싶어요. 처음부터 글쓰기의 정석이라고하는 짧고 정제된 문장들만 쓸 필요는 없습니다. 때론 시같은 짧고 은유적인 글부터, 소설처럼 내러티브가 있는 긴 글도 다 써봐야 합니다. 한 줄 커피처럼 단문형으로도 써보고 지루할 정도의 만연체로도 써 보면 좋습니다. 짧은 글만 써서는 긴 장문의 글을 쓸 수가 없고, 장문의 글만 쓰다보면 짧고 함축적인 글이 어렵더군요. 주제나 생각의 의도에 맞게 때론 짧은 글로 때론 긴 글로 쓰다보니 짧은 글을 쓸 땐 긴 글이, 긴 글을 쓸 땐 짧은 글로 썼던 훈련이 도움이 됐습니다.


문장의 종결법에 있어서도 ‘합니다’ 같은 친절하고 상냥한 표현에서 ‘하다’같은 단호하고 단정적인 뉘앙스의 표현, ‘했어’같은 비격식의 반말체도 해보면 좋습니다. 각각의 표현법이 가진 장점을 비교해 글의 주제에 따른 분위기에 맞춰 활용할 수 있습니다.


그림이든 글이든 자신이 가진 표현의 폭을 넓히려면 아주 복잡한 표현부터 극도로 단순한 표현까지, 무척 거칠고 자유로운 표현부터 부드럽고 딱딱한 표현까지 다양하게 해봐야하겠습니다. 이렇게 표현의 극단 이곳과 저곳을 열심히 왔다갔다하는 사이에 표현의 체력은 올라가고 표현의 폭은 훨씬 넓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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