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거의 대부분의 기획자, 마케터들이 본다는 구독 콘텐츠를 일부러 피하는 중이다. 콘텐츠가 넘쳐나는 요즘 좋은 정보들과 인사이트가 담긴 고퀄의 콘텐츠만 큐레이션 해 창작하는 사람들의 시간을 아껴주는 그 콘텐츠를 보지 않는 건 이성적으로 보면 정말 바보 같은 짓이라 할 것이다.
그런 장점에도 불구하고 나는 ‘다수가 본다’는 점이 그 콘텐츠를 멀리하는 요인이 됐다. 그걸 보는 많은 사람들이 비슷한 내용을 흡수하고, 비슷한 관점을 갖고, 느끼면서 나 또한 다 같이 ‘동질화’되는 게 무엇보다 두려웠다.
이런 나의 습성은 학창 시절 다른 친구들이 만화에 빠져 있을 때 노자 같은 철학 책을 읽고, 대중가요를 들을 때 인디 음악을 찾아 듣고, 누구나 보는 흥행 영화를 몇 년이 지나서 보는 경향과 궤를 같이 한다.
사실 이건 대중을 알고 트렌드를 알아야 할 창작자가 경계해야 할 행동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래도 위안이 됐던 건 애플의 창립자 스티브 잡스가 했던 경험들 예를 들어 대학에서 전공도 아닌 타이포그래피 수업을 듣는다든지, 불교의 ‘선’사상이나 히피 정신에 관심을 가졌다든지 하는 것들도 내가 했던 태도와 비슷하지 않았을까 하는 점이었다. 그의 그런 독특한 인풋이 결국 그의 창조적 아웃풋에도 큰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이런 청개구리 같은 반발심으로 지금까지 쌓아 온 다양한 인풋들은 내 안에 들어와 소화되고 화학 작용을 일으키며 현재의 내 아웃풋이 됐다. 남들과는 다른 나만의 관점을 만들어낼 수 있었다.
이런 성향은 아마 앞으로도 크게 달라질 것 같지는 않다. 뭔가를 새롭게 만들어야 하는 사람들은 항상 메이저보다는 마이너에서, 대중성보다는 개성으로, 무난하게보다는 혁신적으로 변화하겠다는 태도를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색다른 인풋이 결국 남다른 아웃풋을 만들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