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잘 편집된 과거를 보고 있습니다.
우리가 기다리는 티브이 프로그램도 유튜브 채널도
이미 몇 개월 전에 촬영된 것들이 많죠.
영화는 심지어 수년 전 촬영을 마치고
편집에만 몇 년의 시간을 쓰기도 합니다.
감독의 머릿속에서는 이미 십 년도 넘게
그려졌다가 나온 것들도 있습니다.
그런 비슷 비슷한 시나리오들이
여러 감독들의 머릿속에 있겠지만
그게 편집되어 세상 밖으로 나오면
완전히 달라지기도 하죠.
분명 같은 소재의 같은 흐름의 이야기인데
어떤 감독의 영화는 몰입감이 엄청나지만
어떤 감독의 영화는 맥없이 풀려서
금방 지루해지기도 합니다.
편집의 힘입니다.
영화뿐일까요. 같은 곡이라도 편곡에 따라
곡의 느낌이 완전히 살아나기도 하잖아요.
락이 발라드가 되기도 하고
블루스가 레게가 되기도 합니다.
곡의 뿌리는 같아도
곡을 어떻게 전개해 가느냐에 따라
곡의 생명력이 달라집니다.
어떤 걸 보여주고 어떤 느낌을 줄 것인지,
어떻게 몰입감을 줄 것인지는
바로 이렇게 영화를, 음악을 편집하는
편집자에게 달려 있습니다.
이곳에 올리는 콘텐츠들도
사실 내용은 별다를 게 없습니다.
전혀 새로운 지식이라는 게 얼마나 있겠어요.
우리가 보지 못하고 듣지 못했을 뿐이죠.
그런데 알던 것들도 어떻게 묘사하고
어떻게 설명하는지에 따라 우리는 다르게 느낍니다.
소재가 같아도 형식이 글로 그림으로 영상으로
변하면서 달라지고요.
그 형식을 어떤 식으로 활용하고 편집하느냐에 따라
또 엄청난 전달력의 차이가 발생합니다.
당연히 반응도에도 차이가 날 것이고요.
창작자로서 그런 편집의 감을 찾고 익히는 건
얼마나 중요한 일일까요?
특히나 요즘의 디지털 기반의 크리에이터라면
가장 신경 쓰고 배워야 할 게 아닌가 싶습니다.
이미 창작의 소재들은 널려 있습니다.
그걸 모을 수 있는 방법은 내 손안에서
단 몇 초 만에도 가능합니다.
그렇다면 더 중요한 건 왜 그 소재인지 이유를 찾고,
소재들을 모으고 엮어 어떤 얘기를 할 것인지,
어떻게 매력 있게 관심을 끌지에 달려 있는 듯합니다.
이런 원리는 브랜드 빌딩을 할 때도
마찬가지 아닐까 싶습니다.
브랜드 빌딩은 다시 말하면 브랜드의 가치를
편집하는 일일 것입니다.
수개월 수년간 고민한 우리 브랜드의 가치를
고객들이 제대로 느낄 수 있게
몰입해서 관심을 가질 수 있게,
사랑할 수 있게 브랜드를 만나는 경험의
처음과 끝을 편집해 가는 작업일 것입니다.
그러니 우리 브랜드 구축을 위해서
우리는 뛰어난 편집자가 되어야겠습니다.
또한 좋은 감독이 되어 기획한 방향으로
잘 가고 있는지 지휘하고 관리 감독하는
역할을 해야 할 것입니다.
결국 그게 좋은 브랜드로 성장시키는
유일한 방법일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