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우현수 Jan 06. 2024

다짐은 다 짐이다.

사실 다짐은 다 짐입니다. 그래서 뭔가를 해야겠다는 다짐은누구도 모르게 속으로만 합니다. 실현될 가능성이 백프로가 아니라면 말이죠. 다짐을 듣는 입장에서는 해서 되면 당연한 거고, 했는데 안 지키면 의지가 없는 사람이 되고 맙니다. 새해마다하는 ‘뭔가를 할 다짐’에 그다지 관심이 가지 않는 이유입니다.

대신 ‘뭔가를 하지 않을’ 다짐에는 더 신경을 써 보려고 합니다. 뭔가를 하려고 다짐했다가 실행에 옮기지 않는 건 피해가 별로 없는데, 하지 말았어야 하는 일을 했을 때 피해는 심각할 때가 많더군요. 절대 하지 말아야 할 것들에 대한 다짐에 신경을 쓰는 이유입니다.

사람들이 보기에 뭘 하겠다고 마는 헛된 공약은 눈에 잘 띕니다. 어디 두고 보자고 눈을 부릅뜨죠. 하지만 하지 않겠다는 부정의 다짐은 아무래도 사람들 기억 속에 오래 남기 어렵습니다.​


내가 올해는 하루에 영어 단어 100개씩을 외우겠다 보다

내가 올해부터는 하루에 영단어를 한 개라도 외우지 않는 날 없게 할 거다.라는 것 중 어떤 게 기억에 남을 까요. 당연히 ‘뭘 하겠다, 이루겠다고 하는’ 전자의 긍정적 다짐일 것입니다.

다만 이렇게 사람들이 기억하기 어려운 ‘뭘 하지 않겠다는’ 다짐은 그걸 만약 지켜낸다면 좋은 점이 있습니다. 그만큼 자기 자신과의 약속을 지킨 나는 자존감이 더 올라가고 기분이 좋겠죠. 다짐한 것들을 지켰으니 작년보다는 좀 더 나는 내가 될 것입니다.

그래서 제가 세운 이번 해의 ‘안 하겠다는 다짐’의 마인드 셋은 아래 세 가지 정도입니다.

1. 참견하고 끼어들지 않기 (도움 되고 싶은 마음은 있지만) - > 결과로 보여주고 증명하기 (저절로 따라오게)

2. 안되는 걸 억지로 하지 않기 (도전정신은 언제나 좋지만) - > 빠르게 포기하고 거절하기 (되는 것에 힘쓰기 위해)

3. 남을 인정 못하거나 부정하지 않기(자존심도 중요하지만) - > 받아들이고 진심으로 칭찬해 주기 (내 편으로 만들기 위해)

어떤가요? 할만한 것들인가요? 사실 지키기 쉽지 않아서 자주 하는 실수들이라서 이렇게 생각나는 것들인 것 같기도 합니다. 적어 놓고 보면서 다시 주의해 보고 싶은 사항들입니다.

그래도 ‘뭘 하겠다는‘ 불타는 의지를 갖지 않고 약간의 인내와 주의력만 있으면 충분히 한 일들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 다짐들을 지켜내면서 작년의 나보다 내 안의 부정적인 요소는 한 뼘 더 걷어내고 긍정의 기운에 한 뼘 더 커지는 사람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나의 테마는 뭘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