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하는 일의 힘
어떤 일을 하는 데 있어 '자발성'만큼 강력한 무기는 없다. 동기 부여가 되어 일에 추진력이 생긴다. 누가 시켜서 하면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자꾸 미루게 되지만, 스스로 해야겠다고 마음을 먹으면 오랜 시간 투자할 힘이 생긴다. 밤을 새워도 피곤함을 잘 모르겠고 쉽게 지치지 않는다. 오히려 성취감과 만족감이 일어난다. 그냥 체력으로만 설명할 수 없는 긍정 호르몬이 내 몸을 감싸고 흐르는 기분이다.
'누구의 생각이니까 그렇게 해야지', '누가 시켰으니까 하는 거지', '남들이 하니까 나도 해야지'라는 생각에는 힘이 없다. 하지만 '나에게 이런 의미가 있으니까 해보자', '내가 해보고 싶으니까 도전해 보자', '나는 이런 사람이 되고 싶으니까 해봐야지'라는 생각은 힘이 세다. 그런 생각으로 임하는 일은 잘될 수밖에 없다.
자발성은 이렇게 일을 해야 하는 목표, 목적, 명분, 의미 같은 이유가 명확해야 올라간다. 그런데 사실 이게 쉽지 않은 일이다. 단어 자체가 하나의 커다란 철학적 질문이다. 그러니 일단 하고 보자고 진도를 나가 버리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이 건 나침판 없이, 목표하는 도달 지점 없이 망망대해를 향해 출발하는 일이 아닐까 싶다. 목적이 없는 열심만 있는 자발성 또한 큰 의미는 없다.
그러니 '자발성'을 위해 첫 번째 해야 할 일은 '해야 하는 목적(이유)'과 '이루려는 목표(수치)'를 설정하는 일이다. 그 게 명확해진다면 없던 자발성도 마음에서 일어날 것이다. 내가 그 일을 해야 할, 살아가야 할 이유가 생기기 때문이다.
'자발성'의 자세가 생긴다면 또 다른 차원의 마음가짐으로 자연스럽게 넘어가는데 그게 '창발성'이다. 스스로 뭔가를 하게 되면 그러는 가운데 많은 정보와 경험 재료들이 쌓인다. 그리고 그건 최종적인 창의적 결과물의 재료가 된다. 누군가 시켜 수동적으로 얻어낸 재료들이 아닌 내 관점에서 모으고 분석한 소중한 재료들은 다른 재료들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 분량과 범위로 수집되기 때문이다. 재료들의 질도 깊이도 수준이 다를 것이다. 자발성이라는 에너지가 없었다면 할 수 없는 일들이다.
이런 재료들로 머릿속이 채워지면 자연스럽게 좋은 아이디어들이 자라난다. 자발성이 토양이 되어 자생력 있는 아이디어로 생겨난다. 각양 각색의 아이디어 꽃들이 피어난 정원이 만들어진다. 목적성을 기반으로 자발성이 키워낸 결과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