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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현수 Sep 18. 2024

생각 확장, 압축 노트 쓰기


좋은 아이디어는 생각의 확장에서 나온다. 하지만 생각의 확장으로 만들어지고 캐낸 아이디어에 생명을 불어 넣는 건 압축된 생각이다. 아이디어를 모으고 확장한 이후에는 그걸 추출하고 압축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그래야 그 아이디어에 가치가 생긴다. ‘대하소설’처럼 펼쳐진 아이디어들이 한두 문장의 ‘시’로 압축되었을 때 비로소 많은 사람들에게 쉽게 퍼지고 이해할 수 있는 조건을 갖춘다.


그렇다면 이렇게 생각을 확장하고 다시 압축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뭘까? 내 생각이 보일 수 있게 글로 써보는 것, 스케치하듯 그려보는 게 아닐까 싶다. 생각의 논리 구조를 알 수 있는 글쓰기와 생각이 체계적으로 도식화해보는 것이다.  순서로 보자면 생각의 '그림화', '도식화'가 먼저이고 생각의 '문서화'면 더 좋겠다. 다시말해 '도식화'로 그려낸 그림을 '문서화'를 통해 생각의 논리를 만들고 생각의 핵심을 '워딩'으로 표현해 보는 것이다.


이렇게 그림과 문자를 반복하면서 내가 한 생각들을 확장하고 압축해가는 걸 반복하다 보면 마지막에는 진짜 꼭 필요한 그림과 문자만 남는다. 아이디어가 한 권의 스케치북에 가득하더라도,  한 권의 노트를 꽉 채우더라도 결국 중요한 건 스케치 한 장에 노트 한 장에 모두 담아낼 수 있는 분량으로 남는다.


이 과정은 마치 스케치북과 노트라는 필터를 통해 엑기스를 추출해 내는 작업과 비슷하다. 필터 없이 걸러진 내용물은 불순물이 너무 많아 생각의 순수성과 힘을 약하게 한다. 하지만 생각의 본질만 남은 압축된 에센스는 다시 확장성을 가질 여지까지 생긴다.


브랜딩 프로젝트 할 때마다 이런 과정을 거친다. 어떤 프로젝트는 노트의 절반을 쓸 때도 있고, 단 서너 장으로 끝나는 경우도 있지만 이렇게 프로젝트의 진행 과정을 파노라마처럼 한눈에 펼쳐 볼 수 있는 노트에 그리고 쓰다 보면 정말 많은 도움이 된다. 파워포인트나 워드프로세서 문서에 적어 놓고 보는 것보다는 훨씬 입체적이고 생각의 추이를 쉽게 들여다볼 수 있어서 좋다. 더구나 좋은 아이디어만 정제되어 있는 말끔하기만 한 노트가 아니라 참신한 방향의 생각들이 곁가지처럼 튀어나와있는 것까지 볼 수 있어, 다른 프로젝트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을 때도 도움을 준다. 이 모든 게 내 아이디어의 자산이 되는 것이다.


이렇게 쓰인 내 기획 노트이자 생각 스케치북인 '노트' 사용법은 내 책인  '일인 회사의 일일 생존 습관: 스스로 브랜드가 되는 법' <좋은습관연구소, 우현수 2023>에도 여러 챕터(8.내 안의 영감에 집중 / 14.혼자 일하기 좋은 시간 / 33.두 가지를 한번에 생각하기)를 할애해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그만큼 내가 일하고 기획하는 많은 부분이 이렇게 생각을 확장하고 압축하는 과정을 담은 노트가 큰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노트를 이미 활용하고 있으시거나 좀 더 체계적이고 창의적으로 내가 한 생각과 기획을 담고 싶은 분들이라면 읽어 보시면 분명 도움을 받으실거라 생각한다.


지금 쓰고 있는 글 또한 떠올랐던 생각을 노트에 써놨다가 옮겨 적은 것이다. 내 생각과 기획의 초안, 핵심은 다 이 노트라는 저장고에서 나오는 것이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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