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 차]1. 상사의 출산 휴가를 대하는 법

내가 배우고 성장할 수 있는 부분에 집중하기

by 벨라홍

사람이 너무 급격한 변화, 원치 않는 변화에 마주하게 되면 마음이 좁아진다.

좁아질 대로 좁아진 마음에는 누군가를 시기하거나, 누군가를 탓하고 싶은 것들만 남는다.


그 당시 나에 대해 자아 성찰을 해보자면...

세 번째 입사한 회사에서 다양한 텃세를 겪으며 알게 모르게 자존감이 조금 떨어져 있는 상태였다.

입사한 지 얼마 되지 않아 회사가 큰 조직 개편이 있다는 소식을 듣고 나는 1차적으로 이걸 제대로 알아보지 않은 나 자신에게 매우 큰 실망도 했었다.

MBA활동이 조금은 보상해 주길 기대했지만, 코로나로 그마저도 여의치는 못했다.

다행스럽게도 조직개편에서 살아남았지만, 2-3개월 동안의 개편동안 졸려 온 마음은 쉽게 펴지지 않는 듯했다. 그리고 원하는 팀에 다행히 배치를 받았지만 전사 직원들이 긴 시간 동안 지쳐있던 터라 팀의 분위기는 가라앉아 있었고 새로운 정비가 필요한 시점이었다.

그리고, 새롭게 팀장이 된 사람은, 2달 뒤 출산휴가를 갈 예정이었다.


이직을 통해 새로운 시장에 대해 알게 된 지 얼마 되지 않아, 나는 또 새로운 암종을 담당하게 되었다.

다시 새롭게 적응하고 공부하는 시간이 필요한데, 팀장이 2달 뒤에 출산휴가를 가야 하니 마음이 무척이나 쫓겼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런치를 한 달 앞둔 제품에 많은 것들의 준비가 미비한 상황이었다.

좀 더 구체적인 상황은 지난 편에 이미 한판 끄적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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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도 새롭게 꾸려졌는데, 준비된 것들은 없고, 팀장이 있는 두 달 동안 어떻게든 인수인계를 다 받아 공백을 매워야 했다. 출산휴가를 가는 팀장이 원망스럽다거나 아쉬웠다는 마음이 하나도 없었다면 거짓말일 것이다.


그러나, 나는 어떤 상황에 놓이든 그 상황에서 내가 배우고 성장할 수 있는 부분을 보며 앞으로 나아간다.

내가 팀장은 아니지만, 팀장이 출산휴가로 떠나있는 동안, 그 누구도 나에게 그런 역할을 주지는 않았지만

모든 일들을 관여하고 있는 마케터의 업무상 특성을 살려 '팀장처럼'일할 수 있는 기회로 삼기로 결심했다.


신제품을 런치 하면서 예상치 못한 일들이 많이 발생했다.

특히나 담당했던 제품은 완제품을 저 멀리 유럽에서 실어와야 했는데, 예기치 않게 lead time이 길어지면서 수급이 불안정해지게 되었고, 항암제 특성상 투약 schedule이 늦어지는 것은 약효와 직결되는지라 매일매일 제품의 수급을 supply chain팀 도매팀과 확인해가야 했다.


팀장이 출산휴가를 가지 않았더라면 나는 미팅을 주도하는 입장보다는, 팀장이 주도하는 미팅 안에서 support를 하는 역할을 하게 되었을 텐데, 모두 처음 하는 일이지만 꾸역꾸역 미팅을 이끌어나가며 매일매일 발생하는 신기한 일들을 어떻게든 처리해 나갔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처음 하는 일들이라도 해낼 수 있다는 작은 성취감을 느끼고

함께 하는 사람들의 기운을 북돋아가며 어떻게든 팀이 굴러가게 하는 경험도 해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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