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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벨라홍 Nov 25. 2024

[5년차]6.후회되지 않는 이직이 있을까?

어떤 결심이 섰을 때 떠나야 하는가

나는 지금까지 두 번의 이직을 경험했다.

그러나 이직의 결심을 행동으로 옮긴 것이 두 번이지, 그 사이에 내가 봤던 수많은 이직 면접들, 그리고 가지 않기로 한 결정들을 포함하면 나에게 총 6번 정도는 이직의 기회가 있었다.


어떤 이유로 이직을 해야 후회하지 않을까?

아니 후회하지 않는 이직이 있긴 한 것일까?

첫 회사에서 이직을 결심했을 때 나는 절대 후회하지 않을 거라는 확신이 있었다. 그러나 내가 퇴사하고 2년인가 뒤에 ERP(Early retirement program)을 시행하면서 동기들이 꽤나 큰돈을 받고 퇴직하고, 이직을 하는 것을 보면서 조금은 후회했다. 한 2년만 더 버텼으면  조금의 목돈은 만져볼 수 있었을 텐데...라는 생각을 했다.


내가 정리해 본 이직의 사유는 크게 두 가지 정도이다.

1. 회사가 정말 뭐 같을 때. 그럴 수 있다. 그러나, 이 감정이 정말 지속적인 것인지 특정한 사건으로 인한 일시적인 것인지를 철저히 구분할 필요가 있다. 정말 견디기 힘들어서 미칠 것 같을 때, 나의 일상생활에까지 지장이 생기는 정도라면, 퇴사나 이직을 결심하고 실천에 옮겨도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2. 더 나은 기회를 잡고 싶을 때도 이직을 고민할 수 있다. 그러나 여기서 '더 나은 기회'라는 것을 매우 구체적으로 뜯어볼 필요가 있다. 내가 생각하는 그럼 더 나은 기회가 정말 이 회사에서 잡을 수는 없는 것인지 충분히 고민하고, 그리고 이직을 행동으로 옮길 때도 내가 구체적으로 원하는 직무, 업무의 scope 등 자세히 알아봐야 후회가 없다. 물론, 나는 직장에서 기대하는 것은 높은 연봉 단 하나라면 선택이 더 쉬울 수 있지만, 연봉도 올리고 싶고 내가 하는 업무도 바꾸고 싶거나 새로운 업무를 통해 성장을 기대한다면 치열하게 고민해 보아야 한다.


가장 피해야 할 것은, 그냥 지금이 따분해서 혹은 내가 멈춰있는 것 같아서 이런 느낌적인 느낌으로 이직을 결심한다면, 후회하게 될 것이다.


내가 원하는 게 무엇인지를 명확히 순위화하는 작업 역시 중요하다.

같이 일하는 사람도 좋았으면 좋겠고, 연봉도 올랐으면 좋겠고, 직급도 높아지면 좋겠고 등등 원하는 걸 다 갖춘 기회는 만나기 어렵다.

중요한 요소 두 가지 정도만 정해두고, 그 두 가지는 절대 양보하지  말 돼 나머지는, 내가 감수할 용기가 있어야 한다.


나는 첫 번째 이직을 할 때는 연봉, 업무 scope의 변경이 목표였고

두 번째 이직을 결심할 때는 더 구체적으로 '항암제' 영역으로의 이동이라는 뚜렷한 목표가 있었다.


그래서 첫 번째 이직에서는 회사의 name value는 다소 떨어졌지만, 업무 scope이 product manager에서 brand manager로 넓어진다는 부분과, 연봉 협상에서 내가 생각한 기준을 상회하는 협상 결과를 얻을 수 있었기 때문에 이직을 결심했다.


두 번째 이직에서는 반대로 항암제 마케팅으로 이동하겠다는 목표를 최우선으로 삼고 연봉 인상에 대한 욕심을 내려두고(두 번째 회사에서 딱 1년을 채워 근무했기 때문에) 이직에 임했다.


그때마다 내가 세웠던 목표를 달성하고 나니 사실 그 이후에 닥친 내 예상과는 다른 상황들에 대한 감내가 더 쉬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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