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력은 어떻게 하는거죠

등가교환

by 안녕하길


내가 남편과 할 수 있는 노력이 뭐가 있을까 오랫동안 생각했다.

상담은 나와 우리를 너무 다 끄집어내야만 할 것 같고, TV 속 오은영 님의 말처럼 '뼈를 깎는 노력'을 해야 할 것 같아서 부담스럽다.

한참을 망설이고 고민하다 용기를 내 함께 운동을 해보지 않겠느냐 남편에게 제안을 했다.


남편은 결혼하고 체중이 10kg 가까이 늘었고, 나이도 곧 반백살이다. 체력도 예전 같지 않게 금방 지치고 피곤해한다.

단순히 건강을 넘어 생존을 위한 관리가 필요하기도 하고, 함께 운동하고 땀을 흘리고 응원하는 그 과정이 서로에게 도움이 될 거라 생각했다.

롤모델이 될 만한 노년 부부의 모습도 찾아 보여주었다. 몸이 좋고 예쁘고를 떠나 서로를 바라보는 눈빛에 담긴 애정이 좋아 보였다. 주름이 자글자글하고 머리가 희끗해도 서로를 향하는 다정한 그 얼굴들.


큰 기대를 한 건 아니지만, 남편의 반응은 생각보다도 더 냉담했다.

나는 달리고 숨차고 땀 흘리고 근육이 아픈 운동은 취향이 아니다.

(그건 알고 있었다.)

너는 정적인 성향이라면서 그렇게 운동하는 모양새가 굉장히 역설적이라는 거 알고 있느냐.

(귀를 막고 혼자 집중하는 운동의 과정이 굉장히 외향적으로 익사이팅하게 여겨지나 보다.)

나는 지극히 건강하고 이 정도 체격과 몸매는 일반적으로 훌륭한 수준인데, 너는 이제 외모까지 비교를 하는구나.

(총체적으로 어렵네.)

고작 SNS 속 꾸며진 모습들이 부럽고 좋아 보이더냐.

(남들도 당연히 사는 건 비슷하겠지요...)

네가 요구하는 운동을 해주면 너는 내가 원하는 쇼핑, 노래, 댄스, 게임을 해주겠느냐.


아... 이런 거구나.

등가교환이라도 되지 않으면 애초부터 불가능한 거래처럼.

그만큼의 노력의 가치도 없는 건가.

중년의 건강을 위함이기도 한 그 제안이 그렇게 일방적이고 내키지 않았을까.


문제없는 유쾌한 관계였다면 나도 물론 "쇼핑 정도는 콜!"을 외치며 하이파이브를 하고 의기투합했을지도 모르겠지만.

그러기엔 정말 오래 망설여 어렵게 꺼낸 제안이었는데 말이다.


어찌 되었든,

내게는 이것이 마지막 제안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