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자책
지극히 나의 입장에서 글을 쓰다 보니 남편에 대한 비난과 험담에 지나지 않는 것 같아 조금 미안한 마음이 든다.
부부 사이의 내밀한 이야기까지 인터넷에서 늘어놓아 남편을 탓하고 이로써 나에 대한 변명을 하는 모양새가 유치하고 졸렬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부부 관계에 한쪽의 일방적인 잘못이 문제가 되는 경우가 얼마나 될까.
남편은 수용적인 사람은 아니지만 낙천적인 성향이라 내가 더 성숙하고 지혜롭게 존중했더라면 극단에 이르지는 않았을 것이다.
남편에게도 이야기를 했다.
당신이 나쁜 사람은 정말 아니야.
크게 잘못한 것도 없어.
좋은 점이 훨씬 많은 사람인데 우리가 맞추며 살아가는 것이 어려운 것뿐이야.
내 의도가 그러하지 않더라도, 나에게 매사 지적을 받고 내 기준을 요구당하고 또 그렇지 못하면 비난을 받는 느낌일 수 있다는 것도 알아.
당신이 참아내며 살 이유는 없지.
당신과 성향이 잘 맞는 사람을 만났더라면, 에너지 넘치게 사랑하고 또 사랑받으며 그 시너지를 체감하며 행복하게 살았을 거야.
내가 거기에 미치지 못했다는 걸 나는 알아.
남편은 쓸데없는 변명으로 포장한다고 못마땅해하며 말을 잘랐지만,
더는 대화하지 못하고 돌아설 수밖에 없었지만,
나는 진심이었다.
남편은 살을 맞대고 부비며 모든 것을 폭발적으로 함께 즐겨야 하는 사람이고,
나는 그런 에너지가 버거운 내향형 개인주의자이다.
결국 첫 선택부터 내가 다 이렇게 만든 것 같아 자책의 그림자가 덮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