옳고 그름

무엇이 맞는 것일까

by 안녕하길


우리는 사소한 것들로 자주 부딪혔다.


신혼 초 부부관계 후 버려진 콘돔이 보이지 않아 조심스럽게 물어본 적이 있었는데, 양변기에 버린다는 말을 들었다.

깜짝 놀란 나를 마알간 얼굴로 바라보며, 이런 소소한 것들로 막히지 않도록 다 미리 설계가 충분히 되어있고 아무 문제 없이 괜찮다며 대수롭지 않게 말하는 모습에 얼마나 경악을 했던지… (다행히 그 후로 다시 그러진 않았던 것 같다)


재활용 쓰레기를 버릴 때는 비닐류나 일회용기를 잘 씻어서 버려야 하고, 재활용이 불가능한 것들이 포함되지 않도록 잘 살펴야 한다고 하는 나에게, 우리나라의 실질적인 재활용률이 굉장히 저조하기 때문에 나 하나까지 굳이 힘들게 애쓸 필요와 의미가 없다는 대답으로 십 년을 싸웠다.

환경적 문제와 재활용 분류 작업장에서 일하시는 분들의 어려움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했지만, 네가 평소에 그렇게 환경을 위한 노력을 하고 또 그토록 이타적인 사람이었냐, 그런데 나한테는 왜 이러냐는 비난만 돌아올 뿐이었다. 인생 까다롭고 피곤하게 산다는 비아냥과 함께.


나도 급한 성격에 "빨리 빨리" 재촉할 때가 참 많지만... 평소엔 대충 대충 세상 느긋한 사람이, 운전할 땐 왜 그렇게 급해지는지 도통 알 수가 없다.

남편은 과속이나 신호위반, 불법주정차 과태료도 너무 많았고, 정말 육성으로 밖에서 욕이 들려오는 끼어들기, 엑셀과 브레이크의 현란한 스탭핑도 힘들었다.

우회전을 할 때는 잠시라도 멈추고 가자거나 대각선 횡단보도까지 있는 교차로에서는 우회전이라도 무조건 멈춰야 한다는 것도 불같이 화를 냈다.

단 5-10분이라도 더 빨리 갈 수 있고, 남들도 다 그러는 걸 너의 그 알량한 원칙주의 때문에 힘들다며.


옳고 그름의 판단 기준으로 서로를 비난하고 생채기를 내는 것만큼 무의미한 일이 없는 것 같다.

바람직하고 좋은 방향으로 대화하고 변화를 함께 하는 게 그렇게 어려운건가.

아니, 그냥 "어, 그래"하고 적당히 맞출 수는 없는지.


대체 부부는 무엇으로 사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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