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가넷 더 브릴리언트 Dec 17. 2024

당신들의 일, 당신들의 세계

회사 일을 하다 보면

내가 일을 하는 건지, 일이 나를 움직이는 건지

도무지 분간이 안 가는

비몽사몽 한 상태가 될 때가 있습니다.


판단해야 할 일들은 많은데,

피로는 밀려오고,

검토해야 할 문서는 산더미인 상태


이렇게 일을 하다 보면, 퇴근한 후에도

업무의 감정적인 여파가

지친 나를 잠식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처럼 나를 불태워가며

일을 한다고 해도

그 일은 결국 나의 일이 아닙니다.


내 이름은,

업무를 위한 보고서의 한 페이지에

작성자 또는 중간 결재자의 한 명으로

남아 있을 뿐이고,


설령 최종 결재자라고 하더라도,

그 내용은 업무가 더 높은 곳에서 진행되기 위한

중간 과정일 뿐입니다.


회사에서의 일의 본질은 이런 것 같습니다.

나는 내 열정과 시간을 들여서

일에 매진했지만

그 일은 어디론가로 사라져 버리고

남은 것은, 지나간 시간과

급여 통장에 찍힌 급여 숫자뿐입니다.


어떻게 보면 허탈하고 지칠 노릇입니다.

결국 사라질 이 모든 일들을 위하여

내가 들인 그 노력들은 지금 어디에 있는지.


물론 일을 통해서 나와 내 가족의 생계를 유지하고,

누구도 이해하지 못할 놀라울 경험을

몇 차례 하게 되기도 하며,

그 경험이 어떻게 보면,

우리 삶의 방향을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되기도 하지만,


회사에서의 일은 본질적으로

남의 일입니다.


그리고 그 일들은,

내가 원하고 정한 방식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철저하게 회사에서 정의 내린 방식으로

이루어집니다.


즉, 회사에서 일을 대할 때,


의 세계에서 결과 지어지는

나의 일이 아닌,


나와는 철저히 구분된 타인의 세계에서

그 세계의 원리에 의하여 작동되는

타인의 일로 받아들이는 것이,


현실적일 것 같습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