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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anna쏘히 Jun 23. 2016

다시 시작해도 되지 않을까

내 마음에 글쓰기를


두근두근..


블로그에 적어두었던 그 당시의 비밀글들을 읽다가

가슴 한가운데가 까맣게 색이 변해버리는 것처럼

가슴 한 켠이 그냥 뭔가 울컥하면서

아주 큰 덩어리들로 나의 가슴 한 중앙에 푹-하고 박혀버린다.


핑그르르- 순식간에 눈물이 고인다.


이 순간 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가는 것은

내 방 책상 어딘가에 꼭꼭 숨겨두었던 아주 두꺼운 잿빛 노트에

반 정도 채워진 나의 속 마음들.


그 다양한 나의 속마음의 대부분은

겉으로 보기엔 누군가를 향한 애증의 글들이지만,

사실 들추어 찬찬히 살펴보면

애정을 갈구하는 그저..

그저...

아주 볼품없는 나 자신에 대한 글들이다.


그래서 글쓰기를 멈추었다.


힘들거나 슬프거나,

그래서 용기가 필요할 때마다 끄적이며

나 스스로를 위안하며 쓴 글의 결론은

다시 용기 내어 한 발자국 나아가

나의 세계를 만들어 나가자라는

아주 당찬 의지와 희망찬 이야기들.


사건은 다양하지만

언제나 동일한 결론들.


그래서 그 시간에

인생에 필요한 다른 어떤 것'을 위해 시간을 보내기로 마음을 먹고

끄적끄적

노트에 담아내는 내 마음과 상태, 그리고 감정을 적어내지 말기로 했다.


그런 후 2년 반이 흘렀다.



나는 힘이 들 때마다

내 방 책상 어딘가에 꼭꼭 숨겨두었던 아주 두꺼운 잿빛 노트가 있는 곳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그럴 때마다 의식적으로 내 마음의 상자를 피해버렸다.

5분 정도의 시간이면 충분했다.

순간의 마음을 버리는 일은.


조금 더 생산적인 일에 몰두하기로 했다.

업무에 좀 더 매진했고, 친구들과 만남을 더 자주 가졌으며, 몰아서 하던 방 청소도 조금씩 더 자주-


그러면서 2년 반 동안 나는

내 마음의 상자를 그저 물끄러미 바라보는 일이 많았다.

아프니까.



참 다행스럽게도 속마음을 털어내버리면 한결 마음이 편안해진다.

그러니 다시 시작해도 되지 않을까,

내 마음의 글쓰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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