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itor's Letter #9
붉은 벽돌 건물을 좋아합니다. 별다른 이유는 없습니다. 순전히 주택가 골목에서 보낸 유년 시절이 떠올라서죠. 도심을 벗어나 연식이 오래된 동네에 들어서면, 자연스레 적벽돌 주택에 눈길이 가고는 합니다. 벽돌과 벽돌을, 그 사이를 메운 시멘트 모르타르가 자아낸 익숙한 질감을 바라보면 마음이 편안해집니다. 불에 달궈지며 단단해졌을 벽돌의 시간을, 그 벽돌을 한 장씩 쌓아 올렸을 이들의 땀방울을, 한집에 살면서 삶의 기쁨과 슬픔을 함께 마주했을 사람들을 상상하는 일을 좋아합니다.
한국 건축의 한 시대를 풍미했던 붉은 벽돌이 최근 들어 다시 주목받고 있습니다. 서울시가 성수동 일대에 붉은 벽돌 마을을 지정할 정도이니까요. 블루보틀 같은 스페셜티 커피 브랜드의 한국 1호점도 붉은 벽돌 건물에 들어선 걸 보면 분명 유행은 유행입니다.
얼마전 전혀 새로운 모습의 붉은 벽돌 집이 등장했습니다. 커뮤니티를 기반으로 1인~2인 가구를 위한 주거 공간과 서비스를 내세운 ‘에피소드 성수 101’입니다. 지난 두 달여 간 익숙한 모양새의, 익숙하지 않은 이야기를 지닌 이 집을 탐구했습니다.
보건복지부의 '통계로 보는 사회보장 2019'에 따르면, 2019년 기준 전체 가구의 29.8%(약 599만 가구)가 1인 가구입니다. 가구 세 곳 중 한 곳은 1인 가구인 시대인 셈입니다. 홀로 사는 이들이 늘어날수록 우리 사회는 급격히 바뀌게 될 것입니다. 당장 주거 공간만 하더라도 4인 가구에 맞춘 평면이 아니라, 1인~2인 가구를 위한 새로운 평면이 요구되고 있으니까요. 변화의 시기를 슬기롭게 보내기 위해서는 집에 담겨야 할 가치가 무엇일지 고민해봐야 할 것입니다.
주거와 커뮤니티가 만나야 하는 이유, 거주자가 자신의 취향을 반영하도록 한 모듈형 시스템, 노마드 라이프스타일과 리모트 워크, 플랫폼으로서의 주거 공간 등을 브리크에서 여러분께 전합니다.
박경섭 에디터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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