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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브리크매거진 Jul 21. 2020

작은 창작자들의 사회, 코사이어티Cociety

스스로 영감이 되는 창작자들의 커뮤니티 #2

에디터. 김윤선  사진. 최진보  자료. 코사이어티


1편에 이어서...



성수동 오랜 금속 가공소 터의 변신

허름한 공장과 오래된 벽돌 건물, 오래된 주택가 사이로 개성 있는 가게와 코워킹스페이스, 고층 지식산업센터 등이 들어서 각양각색의 풍경이 공존하며 특유의 분위기를 자아내는 동네, 성수동. 복잡한 큰길에서 이정표가 되어줄 오렌지색 표지판이 이끄는 작은 골목을 따라 얼마 지나면 고요한 정원 같은 건물이 다정하게 우릴 반긴다.


성수동에는 유난히 오래된 공장이나 창고를 개조한 재생 건축물이 많다. 코사이어티 역시 금속 가공소 등 폐건물 네 채가 있는 토지를 10년간 장기임대해, 개축을 거쳐 새로운 공간으로 탄생시켰다. 처음에는 신축을 고려했으나 법적으로 면적을 증가시키기 힘든 토지라 기존 건물을 고쳐 쓰는 것이 최선이었다.


ⓒBRIQUE Magazine


원래 금속을 용접하던 공장이 있던 A동과 B동은 코사이어티의 사무 공간과 개인 업무 공간, 대화를 나누거나 작업을 할 수 있는 라운지로 탈바꿈했다. 거북이 사육장이었던 C동은 옛 건물의 목재 트러스 구조를 살려 문화 행사 등 주로 대관이 이루어지는 다목적룸으로 거듭났다. 정체불명의 판잣집이었던 D동은 천장에 어닝을 설치해 필요에 따라 외부 공간처럼 활용할 수 있는 파빌리온으로 계획했다. C동과 D동은 따로 또 같이 쓸 수 있는 가변성을 갖췄다. 필요에 따라 각 동을 독립적으로 쓸 수 있도록 연결부에는 미닫이문을 설치했다. 기존에 분리되어 있던 네 건물을 연결한 것은 운영과 관리의 편의성을 높이려는 이유가 컸다. 개축하면서 건물에 내·외장재가 붙어 가용 면적이 줄어들자 각 동을연결해 좀 더 넓게 사용하고자 하는 이유도 있었다.


ⓒcociety
ⓒBRIQUE Magazine
ⓒBRIQUE Magazine
ⓒBRIQUE Magazine
ⓒBRIQUE Magazine


시퀀스가 있는 네 개의 공간

네 개 동을 연결하고 나니 자연스럽게 공간에 위계가 생겼다. 프로그램이 바뀔 때마다 동선도 다채로워졌다. 공간을 경험하는 이들에게 재미를 주는 일종의 ‘시퀀스Sequence’가 생긴 것. 이를 극대화하는 것은 네 개 동을 연결하는 장치이자 공간의 장면 전환이 일어나는 짧은 브리지bridge다. 브리지의 벽은 유리로 만들어 건물과 건물 사이를 볼 수 있게 했다. 브리지를 지나며 기존 건물의 낡은 외벽을  마주할 때, 옛날 금속 가공소 터의 흔적을 인지하는 경험이 일어난다. 이런 경험을 의도하고자 기존 벽을 마감하지 않고 그대로 남겨 두었다. 또 한 가지 중요한 시퀀스는 외부 공간. 코사이어티의 감초 역할을 하는 정원이다. 어디에서든 자연을 느낄 수 있도록 내부와 외부를 연결했다. 계절의 변화는 시간의 시퀀스를 경험하게 한다. 입구 역시 인상적인 시퀀스가 일어난다. 자루형 부지(도로에 접한 출입구가 자루의 입구처럼 좁게 생긴 토지)로, 좁은 골목길로 진입했을 때 처음에는 건물이 잘 보이지 않지만, 걸어가면서 조금씩 드러나는 건물의 모습을 볼 수 있는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다. 상업 공간으로써는 불리한 조건이 오히려 매력적인 공간감을 만드는 데 일조했다.


단면도 ⓒcociety
ⓒBRIQUE Magazine


밍글링을 위한 플랫폼 – 작은 창작자를 위한 공동 사회

곳곳에서 공동체와 연대의 중요성을 말하는 지금, 창작자를 위한 ‘커뮤니티’로서 코사이어티가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가치는 뭘까. 또 그들이 가지는 고민과 계획은 무엇일까.


“커뮤니티로서 본질은 소통이라고 봐요. 창작자들이 모여 대화하는 것으로부터 커뮤니티가 시작되고 공유와 연대, 새로운 아이디어가 나오거든요. 저흰 그걸 함께 섞이고 어울린다는 뜻의 ‘밍글링mingling’이라 표현해요.”


한번은 잡지 발행인 몇몇을 모더레이터 삼아 열댓 명만이 참여하는 라운드 토크를 진행했다. 일방적으로 인사이트를 전파하는 강연이 아닌 실제 잡지나 출판계 종사자들이 모여 고민을 이야기하고 정보를 교환하며 어울리는 시간으로 채워졌다. 소수 인원이 모인 만큼 발언의 기회가 골고루 주어지며 건강한 소통이 일어났고, 이는 코사이어티에게도 방향성을 모색하는 데 중요한 실마리가 됐다.


ⓒBRIQUE Magazine


“밍글링은 사람들 간에 자연스럽게 생겨나는 거고, 어떤 방식으로든 저희가 인위적으로 개입할 수는 없어요. 다만 그들이 자유롭게 각자의 목소리를 내고 소통하고 공감대를 형성하며 스스로 찾은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하거나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도록 플랫폼으로서 역할 하고자 해요. 그게 코사이어티가 궁극적으로 도달하고 싶은 가치이자 엔딩 포인트입니다.”


코사이어티는 현재 휴지기를 가지면서 다음 행보를 준비하고 있다. 여전히 정의할 수 없는 공간 속에서. 다만 지속 가능한 공간으로 남기 위해 계속해서 창작자를 위한 공동 사회로서 기능할 수 있는 콘텐츠를 다각도로 기획하고 있다.


“현재의 모습이 완성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콘텐츠는 지금도 계속 변하고 있거든요. 코사이어티라는 브랜드는 꽤 오랫동안 남을 테고, 시장이 어떻게 바뀌느냐에 따라 그 모습은 달라질 수 있어요.”


ⓒBRIQUE Magazine
ⓒBRIQUE Magaz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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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리크 brique> 웹페이지에서 보기 : http://bitly.kr/g8pSVsejW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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