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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벼리울 Jun 01. 2024

날씨가 덥네요.

가끔 무언가를 전부 끊어내고 싶다는 생각을 합니다.

영역 표시에 싸우는 것도 지쳤고, 신경 쓰는 것도 지쳤거든요.


그저 웃으며 지내고 싶은데 세상은 마음처럼 되지 않네요.

맹한 음식에는 꼭 무언가 소금을 쳐야 하고,

순백의 도화지에는 낙서를 할 테니까요.


하지 말라는 말에도, 무언가를 하는 사람처럼

은근히 스며드는 무례함.


혼자 고고한 척, 아름다운 척하냐는 말에 할 말을 잃었어요.

한 번도 고고한 적 없고, 늘 그들을 열망하며 얼마나 많은 노력을 했는지.


각자의 결이 있대요. 나를 높여야 한다 생각하면서도

잠시 주춤한 하루.


내가 잘하고 있는 것인지 의문이 들었어요.

잘한다는 말에 쓴소리를 필요로 하고,

쓴소리엔 쓴웃음을 지었죠.


잠을 자도 잠이 필요했던 날.

머리가 아파왔어요. 종양이 하나 자리 잡은 걸까

고민을 했습니다.


잠시나마 든 생각.

‘저는 곧 죽어요, 시한부 인생을 남기려 합니다.’라는 멘트를 뱉는 나.


나라는 사람은 죽기 전에도 제 몸을 혹사시키겠다.

쉬지는 못 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얼마를 벌어올 테니 쉬라는 말에 과연 제가 쉴 수 있을까요?


그것이 내 몸을 망가지게 할 거란

명백한 현실을 아는걸요.


한숨이 나왔답니다.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도 모르겠고,

도파민에 쪄들어 잠시 전원을 꺼버린 건가 싶죠.


관계를 끊어버리고 싶을 때가 있어요.

그들이 원하는 무언가가 무엇인지 모른 채

그저 바보이고 싶고, 모르는 채 살고 싶습니다.


봄비 내리는 날이 지나 여름이 되었어요.

오늘따라 해가 너무도 뜨거웠고, 창문을 몇 번 올렸다 내렸습니다.


날씨가 덥네요.

옷깃을 여미며 하는 말.

날씨가 참 덥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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