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나는 고양이가 눈을 감고 있는 줄 알았어. 나를 째려보고 있을 줄은 몰랐지. 그날의 내 감정이 얼마나 격했는지도 모르겠고, 내가 너를 얼마나 미워했는지도 모르겠어.
그저 흘러가듯 버스에 타고, 그렇게 구두를 신고 걸었거든. 새로 산 구두라서 발목이 아파왔어. 나에게 맞는지도 모르고 신었던 거야.
이별 후에 슬픈 노래를 들은 적이 없더라고. 그래서 네가 남긴 노래를 들으며 이런저런 생각을 했지. 그렇잖아, 그리워한다고 해결되는 건 하나도 없으니까.
그렇게 너를 자연스럽게 보내는 거야. 언젠가는, 조용히. 그리고 영원히 잊힐 테니까. 지운다고 지워질지는 모르겠지만, 언젠가 말이야.
너와 했던 약속들을 지킬 날이 와도 모를 만큼 잊힌다면, 그땐 난 어디에 있을까. 파도를 타고 흘러가다 수평선을 넘어 떠날지, 아니면 모래가 되어 표면에 남을지. 아무것도 모르는 날이 오겠지.
그럼에도 난 너의 섬세함을 사랑해, 고양이가 째려본다든가, 커피 거품이 환공포증을 불러일으킨다던가 하는 쓸데없는 말들까지 전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