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트리가 주는 감정인지, 수많은 조명이 주는 감정 탓인지 몽글몽글해진 감정에 웃음을 흘렸어.
나는 늘 긍정적이고 웃는 사람이라 기억하는 이들과의 대화, 사실 이름조차 기억나지 않아 허허 웃다 뒷자리에 병풍처럼 서있었지 뭐야. 잘 지내냐며 네가 온다는 이야기에 기다렸다는 이의 인사까지 전부 묻어둔 밤. 네 탓일까 잠시 동안 손을 떤 것 같아. 그렇게 눈이 마주칠 줄은 몰랐으니 말이지. 누군가는 새로운 가약을 맺고, 누군가는 관심 가는 타인을 보겠다며 먼 길을 다시 돌아간 밤. 날씨가 좋다는 말로 하루를 버텼어.
자기야, 너무 힘들고 지치면 기대도 돼. 그 말 하나 남길 수 없다는 게 슬퍼. 그 어떤 말도 도움 되지 않을 것을 알기에. 그럴 수도 있지, 그러려니 하는 마음으로 넘겨야 하는 셈이야. 넌 날 만날 때 어떤 생각을 하며 만났어? 힘들다는 말을 뱉었을 때 네 심정이 어땠을지 궁금해. 나는 네가 아프다는 말에 가슴 한 편이 저릿했거든. 가면을 쓴 듯한 그 모습도 너무도 자신 없던 네 모습과 같아 잠시 정지한 것 같아.
나는 또 다른 이에게 보고 싶었단 말을 꺼내겠지만, 네가 처한 그 모든 현실이 너무도 어두워 안아주고 싶단 생각을 했어. 우리 잘 지내자. 잘,
크리스마스 조명처럼 잠시라도 빛나보자, 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