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주 가던 공간에서 그런 말을 한 적 있어요. 너무도 평온하기에 글을 쓸 수 없다는, 그토록 나날이 행복하다 말했지요.
억지로라도 불행을 만들어야 할 것 같고, 슬픔에 빠져야 할 것 같은 기분.
한강으로 달려가 색이 바랜 남산타워의 불빛을 보면서도, 실제로 보니 생각보다 작았던 63 빌딩을 보면서도,
그저 ‘무던한 하루구나’라고 느꼈던 것 같습니다. 별다른 감흥 없이 말이지요.
밝은 감정을 적어보려 했지만, 이미 말로 모든 걸 쏟아내 버려 주워 담을 수 없는 마음이 되어버렸습니다. 단어를 적기 전에 이미 마음은 흐트러지고 말았지요.
무너지고 또 무너지면서도 사랑을 그리워하던 나. ‘꽉 찬 감정’이라 말하면서도 틈을 찾던 나는 어디로 갔을까요?
어쩌면 무기력해진 걸지도 모르겠습니다.
안정감과 사랑이라는 단어에 기대어 생각하기를 멈췄으니 말입니다.
그림자 틈에 숨어 언제든 다시 일어설 기회를 찾지만,
결국 나오지 못하는 감정처럼 말이지요.
‘충만’이라는 단어로 모든 마음을 잠재우고 있는 요즘입니다. 어떠한 제약도 접어둔 채, 그저 머물러 있는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