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모네

노란 널 인지한 순간.

by 벼리울

온통 노란 세상이었다.

벽부터 문까지, 전부 노오란 세상.

짙은 황토색도, 밝은 노란색도, 은은한 주황빛도 노랗게만 느껴지는 곳.


차분한 음악에 와인 한 잔이 떠올랐지만,

알코올이 없는 세상이 생각보다 숨 막히지 않았다.


매일을 들이켰나, 씹고, 즐기고, 마시고,

정신을 잃었던 게 어제였는데


술을 미루고, 커피를 마신다니.


더 좋은 사람이 되고 싶었다.

좋아하는 것을 같이 보러 가자 말한 날.


사실 그때부터였을지도 몰라.


처음이었나, 무언가를 예쁘게 말하고, 함께를 들어본 건.


이런 게 썸이라면 나는 썸이란 걸 타본 적 없을 테다.

일 년을 썸으로 보낸 걸 지도.


말랑말랑 솜사탕 행성에서 온 걸까

깊은 눈동자부터 왼쪽 눈 아래에 위치한 점까지

전부 보고 싶었다.


웃음이 나왔다.

이런 게 썸이라면, 매일 타고 싶을 만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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