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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이리도 아쉽고,

by 벼리울

맞지, 우리에겐 정리할 것이 남았다.

생각도 못했던, 혹은 알지만 외면한 것들.

미련이라,, 미련이 있나.

그저 네 사진을 볼 때마다 몰려오는 울컥함에

얼굴 보는 것도 꺼려지던 밤.


물음을 던져왔다.

오늘 하루는 어땠는지, 면접은 잘 봤는지.

이런저런.


떨어지고 보니 알겠는 사실.

너는 조금씩 정리해왔나 봐.

이런저런 이야길 할 때마다 네가 떠올랐다.

감사의 경적도 싸움으로 듣던, 혹은 당연하게 여기던.

내가 그랬나. 낯선 이라면 이해할 것들이 무던히 싫증 나던 날.

다름을 이해할 수 없던 건 예견된 이별이었을지도.


너를 놓는 밤.

솔직하면 될 것을 이리도 아는 체 하는 것은

내 고집일 테다.

지고 싶지 않은, 약한 사람이고 싶지 않은 마음.


나를 챙기기로 했다. 건강을 위한다더니 사랑할 수 있을까.

애써 외면하고, 애써 무시하는 건 나를 위한 일이 맞을까.


비가 내리는 날은 너무도 습하고, 영문 모를 뻐근함에 기지개만 켜는 하루.

나도 그댈 따라가고 싶다, 잔뜩 젖은 테이블처럼.

녹아내린 얼음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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