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지손가락에 생긴 검은 줄처럼 불현듯 나타날게요.
그런 날이 있다. 평소엔 신경도 안 쓰던 것들이 갑작스럽게 떠오르는.
갑작스럽게 엄지손가락이 눈에 보였고, 엄지손가락을 보니 불현듯 생긴 검은 선을 보았다.
엄지손가락에 검은 줄이 보이자 화장품인가 하는 마음에 지우길 여러 번 반복했지만 그냥 생긴 게 맞단다.
검색하면 병이다 뭐다 안 좋은 이야기만 뜨기에 하나의 패션 아이템으로 삼으려 한 날.
동생에게 손에 생긴 검은 줄을 이야기하니 동생도 최근 생긴 검은 줄이 사라지지 않고 있단다.
검은 줄이 유전일 리는 없는데 비슷한 시기에 같은 위치에 생긴 검은 줄은 불현듯 작은 궁금증을 가져왔다.
한 번은 그런 적이 있다.
지나가다 평소에는 관심도 없던 고깃집 내부가 궁금했다.
속을 들여다보니 평소 좋아하던 이가 보였다.
불현듯 떠오른 모든 것은 왜 딱 맞아떨어지는 필연이 될까?
호기심이 가득했지만 굳이 호기심을 품을 필요가 있는지 궁금해졌다.
일어날 일이기에 일어난 거고, 신경 쓰고 있었기에 보인 건 아닐까 하는 마음이랄까.
청개구리 심보에 청을 빼 보고 싶고,
똥강아지에 똥을 빼보고 싶은 것.
불현듯이라 표현했지만 그동안신경을 쓴 것들이
갑작스럽게 보인 것 같다.
그래서 나는 갑작스럽게 보인 모든 것을 불현듯 나타난 것처럼 느껴지지 않았을까 싶다.
청개구리를 생각하자 화장실 변기 위에 휴지가 개구리 얼굴처럼 보인 것도 전부 내 생각의 부산물이 아닐까.
엄지손가락에 생긴 검은 줄처럼 불현듯 나타날게요.이라 적었지만 헛소리를 적은 하루.
오늘은 어떤 것이 나타날지 궁금해졌다.
내가 돈벼락을 생각하면 돈이 떨어질까? 돈벼락만 매일매일 외치다 벼락을 맞는 건 아닐지 걱정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