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잡지 말라는 말을 듣고 싶었던 것 같아.
냉큼 자리에 앉아 이 관계가 맞는지 물어보고 싶은 마음이 컸어.
무슨 말이라도 듣고 싶었는지 역 근처에 있는 타로집을 전부 돌아볼 정도로, 어플을 켜 카드를 계속 뒤집어 볼 정도로.
이 관계에 대한 답을 듣고 싶었던 것 같아.
태연한 척 넘어가기에는 너무도 많이 울었고, 너무도 많이 힘들었기에 무엇이라도 듣고 싶다는 생각이 강했어.
헤어진 사람들은 자존감이 낮아진다 하더라.
별건 아닌데 내가 잘 살아온 게 맞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고 해.
그래서 그런 걸까?
자꾸만 내 인스타 피드에는 결혼과 이별, 나 자신을 챙기는 법에 대한 글들이 보여.
연락을 하지 않겠다 말하고선, 무엇을 할 때마다 너를 들여다보고 싶어 종종 아무 응답 없는 핸드폰을 쳐다보곤 해.
사실 네가 어떤 마음이 지가 가장 궁금 하지만,
가장 궁금해하면 안 된다는 것도 알아.
요즘 들어 잘 살아온 게 맞을까, 잠시 동안의 낭만을 그리며
좋았지, 좋았어..라는 독백을 뱉는 시간이 많아졌어.
자존심. 너도, 나도 자존심 때문에 멀어진 관계라면,
첫 만남이 어렵듯이 그렇게 선을 지켰어야 했나 봐.
이런저런 곳에 나의 마음을 말하며, 누군가는 그만하라고 말해주길 기다렸나 봐.
사실 듣고 싶었던 말은, 음성이 아닌 온기였을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