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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벼리울 Feb 25. 2024

녹턴


은은한 시가향이 흩뿌려졌다.

진하게 느껴지는 재즈의 물결.

짙게 아른거리는 위스키 향이 코를 찌른다.


주말이었다. 출근을 앞둔 주말.


이것 때문에 앞에 경험이 떠오르지 않는다는 말.

그렇기에 찾는다는 말이 귀를 찔렀다.


한국어도 외국어도 아닌 이런저런 말이 흘렀다.

문 하나를 두고 펼쳐지는 인위적인 광경.


안녕, 잘 지내요, 또 만나길... 이란 문구.

거짓 속에 살던 이의 마지막 인사처럼 강렬할지도.


인위적인 모닥불의 움직임.

은은한 노란빛과 잔잔한 시가의 향.

우리가 원한 건 작은 일탈일 수도 있겠다.


밝게 타오르고 짙게 연소되는 촛불처럼.

꼭 무언갈 남길 것 없이

연소되지 않는 은은한 불빛이 되고 싶던 이의 인사.


내가 좋아하는 꼬냑과 유자의 만남처럼.

어울리지 않는 이의 짙고 녹진한 조화.


문 한 틈 사이 우리의 밤이 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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